▲ 박기병   전 춘천MBC·G1강원민방 사장
▲ 박기병
전 춘천MBC·G1강원민방 사장
고 임경순 양구군수 추모비가 양구에 세워졌다.만시지탄이긴 하지만 고 임경순 군수의 10주기를 맞아 군수 재임 시의 공적을 기려 추모비를 건립 한 것은 매우 반갑고 뜻 깊은 일이다.추모비 건립은 임 군수의 10주기를 앞두고 지난 4월 추모비 건립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본격화됐다.추모비건립추진위는 양구지역 주민과 출향인사를 대상으로 추모비 건립기금 모금활동을 펼쳤고 전창범 현 양구군수를 비롯 임경순 군수 재직당시 군청에서 근무한 고위직 인사들이 힘을 보탰는가 하면 양구 출신 이해인 수녀등이 성금을 기탁해 제막식을 갖게 된 것이다.

고 임경순 군수는 1995년 민선 1기 군수를 시작으로 3선을 역임했는데 애향심과 업무 추진력이 남달리 강했다.그는 민선이전부터 임명직 군수를 역임하면서 양구군을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치단체로 육성하겠다는 신념으로 군정을 이끌어왔다.우선 양구를 청정하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집념으로 박수근 미술관,이해인 문학관,양구도자기박물관,전쟁기념관 건립추진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군민 체육진흥을 위한 축구,테니스,역도 등의 경기장을 마련,외부체육인들의 전지훈련장으로 활용토록 하는 등 군민체육진흥 인프라구축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필자는 춘천MBC 사장 재임 때 임명직인 임경순 군수를 업무관계로 만나 교분을 맺었다.임 군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재육성의 필요성을 강조,1996년에는 군 예산 1억2000만원을 지원,인재육성을 위한 장학회를 설립해 군민들의 칭송이 자자했다.군수 재임 때인 2004년까지 86억 5000만원의 기금을 조성해 학생 1806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뿐만 아니라 재임 중 6.25 전쟁당시 양구지역에서 최대 격전지로 알려진 도솔산 전투,가칠봉 전투,펀치볼 전투,피의능선 전투,단장의 능선 전투,백석산 전투 등 역사적인 사적보존이 필요하다해서 최전방의 해안면에 전쟁기념관을 설립했다.

박수근 미술관 건립은 건물설계를 관에서 주도하면 예술성이 떨어진다며 미술인들의 자문을 받아 화강암 돌로 전국에서 가장 특색 있는 미술관을 건립했다.양구방산도자기박물관도 임 군수가 주도해 건립한 것이다.임 군수는 2004년 4월 서울 출장 왔다가 뜻 밖에 필자의 집을 방문한바 있다.그때 필자는 언론계에 재직 중 틈틈이 양구자기를 수집,50여점을 소장하고 있었는데 임 군수기 이를 한 점 한 점 감상하더니 이 자기를 양구군에 기증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했다.뜻밖이라 필자가 “값이 얼마인줄 아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알았다며 그대로 일어서 나갔다.

그 뒤로 몇 차례 전화로 끈질기게 기증을 하면 멋진 도자기 박물관을 건립,양구의 명소가 되게 하겠다고 말했다.그때 임 군수의 임기가 1년밖에 안 남았었다.필자는 결국 임 군수의 끈질긴 설득에 아무 조건없이 48점의 양구자기를 군에 기증했다.필자가 양구자기를 기증한 것이 계기가 되어 양구자기를 소장하고 있던 양구군민들이 한 점 한 점 기증한 것을 바탕으로 잔여 임기 3일을 앞두고 2006년 6월 27일 양구군 방산면 송현리에 양구자기박물관이 건립됐다.임 군수의 약속 이행에 새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우리 양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명소에서 임 군수 공적비 제막식을 갖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임 군수의 훌륭한 공적을 기리는 양구 군민의 정성이 모아진 공적비가 이 시대뿐만이 아니라 후대에도 널리 칭송되고 귀감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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