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서울 운행 버스기사 실태
3시간동안 운행·휴식·밥 언감생심
꽉막힌 도로 제시간 도착도 힘들어
한달 25일 초과 근무로 생계 유지
“휴식 2시간 연장안 현장 도입 의문”

▲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 A(40대)씨가 29일 밤 9시30분쯤 동서울터미널 부근을 지나고 있다.
▲ 춘천과 서울을 오가는 고속버스를 운행하는 버스기사 A(40대)씨가 29일 밤 9시30분쯤 동서울터미널 부근을 지나고 있다.
“대형버스 졸음사고 막겠다고 많이 쉬게 해준다는데 현장에서 과연 제대로 될까요?”

춘천에서 서울로 향하는 버스를 매일 4차례씩 운행하는 운전기사 A(40대)씨는 하루하루가 숨가쁘다.새벽 첫차 운행이 배정되는 날이면 아침 5시부터 일어나 준비한다.그렇게 시작한 29일 아침.꽉막힌 춘천∼서울 고속도로를 지나고 나면 8시가 넘어 서울에 도착했다.아침인데도 동서울 터미널은 차량들로 꽉막혔다.승객들을 내려주고 쉬는 시간이 생겼지만 버스를 주차하는 곳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거리는 정차하는 곳까지 1㎞도 채 안되지만 도로가 꽉 막혀있고 버스는 만차라 더이상 댈 곳도 여의치 않았다.근처를 맴돌다 주택가 근처에 차를 대서 쉬려하면 주민들과 마찰로 또 다시 다른곳을 찾아야만 했다.그렇게 한시간 반의 시간을 허비하고 다시 춘천으로 내려갔다.

평일은 평일대로 밀리고 주말은 도로가 꽉막혀 제시간(1시간10분)안에 내려가기도 힘들었다.그러다 보니 쉬는 시간도 줄어든다.정작 운전을 하는 시간은 몇 번 되지 않지만 도로에서 시간을 다 뺏기고 있는 셈이다.하루 동안 있을 스케줄 대로 움직이려면 하루가 벅차다.점심시간은 따로 없다.회사에서 정해준 ‘3시간’이라는 운행시간안에 모든걸 해결해야한다.차량이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쉬는시간도,밥시간도 뺏기기 일쑤다.A씨는 “동서울 터미널은 이미 버스로 포화 상태라 주차하는데 시간을 다 허비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정부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광역버스 운전자의 연속 휴식시간을 2시간 연장(현행 8시간)하는 방안에 대해 “사람을 더 뽑아야할텐데 당연히 회사는 우리들의 월급을 줄이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A씨가 한달에 25일정도 일하고 받는 돈은 220만원 남짓.계약대로라면 21일을 운전하는게 맞지만 먹고살기가 쉽지 않아 초과근무를 하는 실정이다.10일 정도 일하고 2~3일 쉬는 패턴을 반복하다보면 9일 넘게 운전을 하게 돼 피로가 누적되지만 몸을 돌볼 여유가 없다.다른 기사 B씨는“우리는 그래도 맡은 버스가 있어서 하나만 운행하면 되지만 아직 버스 배정 받지 못한 기사들은 몇시간 자지 못하고 일을 하고 있어 더 열악하다”고 말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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