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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야합니까?

김수진 2017년 08월 02일 수요일
▲ 김수진   내일을여는멋진여성 강원협회장
▲ 김수진
내일을여는멋진여성 강원협회장
춘천의 A아파트.그곳에는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족 등 소외계층이 옹기종기 둥지를 틀고 살고 있다.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10년,20년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단지 마당에 빨래줄처럼 늘어져 앉아있다.그들의 눈에는 절망과 한숨 뿐이다.

그러던 그들은 어느날 119 사이렌 소리와 함께 이 가혹한 운명에서 벗어난다.소위 고급 아파트로 여겨지는 B아파트에 거주하다 사업 실패로 A아파트로 이주해 6개월을 거주하며 3명의 죽음을 목격했다.A아파트는 보호소일까 수용소일까.이곳의 바퀴벌레는 자신이 주인인 양 더듬이를 세우며 기어 나오고 이웃의 고함과 부부싸움은 새벽까지 계속된다.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하던 B아파트 경비원들과 달리 A아파트 직원들은 무감각한 표정에 냉소까지 서려 있다.단지의 슈퍼 주인은 지적 장애 아가씨가 어눌한 말투로 동전을 세니 날카롭게 돈을 가로채 거스름돈을 계산대에 떨군다.행여 물건이 없어지지 않을까 매섭게 노려보는 시선들,사람들에게 장애인은 거지나 도둑으로 보이는 걸까.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이 일자리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다.운 좋게 일자리를 찾는다 해도 낮 시간 동안 비뚤어진 장기와 굽은 허리로 고통받은 육체는 밤잠을 설치게 만든다.하지만 그럼에도 A아파트에는 일자리를 찾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장애여성들이 많다.박모씨는 42㎡(약 13평) 남짓의 작은 공간에서 시어머니를 모시며 다섯 가족과 살고 있다.지적장애로 한글을 모르는 그녀는 폐지와 병을 재활용해 얻은 40만원으로 공부 잘 하는 딸아이의 학원비를 부담하고 있다.

A아파트에 사는 또다른 주민 지체장애 1급 황 모씨.그녀는 23살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대수술을 받고 한달 반만에 깨어났지만 그새 남편은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렸다.이혼 후 아들과 A아파트에 둥지를 틀고 교육비를 벌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고 틈틈히 재활운동을 병행했다.40만원의 월급을 받으며 행복했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직장을 잃었다.그녀는 현재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있다.이렇게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나아가는 멋진 장애여성들이 살고 있다.그들은 장애라는 한계가 오히려 자신들의 마음을 키웠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비장애인에게 장애인의 삶은 불편해 보이고 때로는 불행을 안고 사는 사람처럼 비춰질 것이다.그래서 비장애인들은 장애를 억지로 미화하며 장애인을 도움이 필요한 존재로 만든다.하지만 장애인들은 장애를 평생 가져가야 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인정하고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때문에 일시적인 도움보다 장기적으로 자립하도록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강원도에는 여성장애인을 위한 자립센터가 턱없이 부족해 여성장애인이 아이 양육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공간 마련과 일자리 확충이 시급하다.여성장애인이나 경증 장애인이 중증 장애인을 보조하는 장애인 돌보미센터를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일하고 싶은 여성장애인이 일자리를 찾아 헤매지 않도록 각 장애인단체에 작업장을 제공하고 교육과 연계한 취업 방안들이 마련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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