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이야기 박물관 박경수 관장
11일 춘천 서면에 박물관 개관
깃털 붓 대중화 40여년 외길
두 아들도 제작기술 이어받아

▲ 붓 이야기 박물관 박경수 관장이 최근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 붓 이야기 박물관 박경수 관장이 최근 박물관 개관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외수 작가부터 기네스북에 오른 죽전 구석고 화백 그리고 전국의 이른바 글씨 좀 쓴다는 서예가들은 붓이 필요할 때 춘천을 찾는다.그런 그들에게 박경수 장인은 언제나 최고의 붓을 선사한다.40여년 동안 붓 제작 외길인생을 살아온 그는 최근 붓 박물관을 만들고자 했던 평생의 꿈 실현을 앞두고 있다.‘붓이야기 박물관’은 춘천시 서면에 자리잡고 개관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개관 준비로 분주한 박경수 관장(61·사진)이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털만 보면 붓을 만들고 싶어요.붓을 만들기 위해 태어났나 봅니다.”

박경수 관장은 전라도 화순에서 태어나 아버지께 붓 제작의 기초를 배웠다.이후 1974년 양모 붓 창시자 박순 선생에게 필공예 기법을 사사하고 붓매기 전통기법을 계승했다.붓을 천직으로 삼은 그는 강원도는 기온이 낮아 동물의 털이 곧게 자라 붓을 만들기 제격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1985년부터 춘천에 터를 잡았다.1989년 기르던 앵무새가 죽어 그 털로 처음 깃털 붓을 만들고 5년의 연구 끝에 닭털 붓을 제작했다.우연히 만든 닭털 붓이 다산 정약용의‘우세화시집’, 추사 김정희의 ‘완당전집’ 등에 기록된 것을 보고 닭털 붓 복원과 깃털 붓 발전을 위해 살았다.대한민국 전통미술 대전 대상,강원도공예품대전 금상 등을 수상한 그는 지난 2005년 대한민국 명인으로 인정받고 2014년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24호로 지정됐다.

▲ 박경수 관장이 아이들에게 붓글씨 쓰기를 가르쳐주고 있다.
▲ 박경수 관장이 아이들에게 붓글씨 쓰기를 가르쳐주고 있다.
“붓 제작의 맥이 끊기지 않도록 붓을 널리 알리고 후진을 양성하고 싶어요.” 박 관장이 붓을 처음 배울 때 전국 1000여명에 달하던 전수자는 현재 10명이 채 되지 않는다.그는 붓의 현대화와 대중화를 위해 휴대용 붓통,닭털 붓,휴대용 황모필 등 다수의 특허출원과 디자인을 등록했다.또 아버지의 뜻을 이어 두 아들이 붓 제작기술을 전승받고 있다.박 관장은 붓 제작의 기술과 역사를 기록하고 전승하기 위해 행정자치부,강원도,춘천시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15년부터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다.

▲ 박물관 전경.
▲ 박물관 전경.
붓 이야기 박물관은 1층 152㎡,2층 59.3㎡ 규모로 완공돼 1층에서는 전통 붓의 역사와 종류,제작 과정 등이 전시되고 2층에서는 붓 만들기,붓 사용하기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마련된다.박물관은 오는 11일 오후 3시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박경수 관장은 “붓은 시대의 예술과 문화를 표현한 중요한 도구로 현대사회에서도 현대인들의 정신세계를 바로 이어나가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강원도 유일 붓 박물관으로 붓의 색승 보호 가치를 이어가고 전통 공예의 한 분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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