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중   문화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 김경중
문화평론가
국가혁신포럼 대변인
말을 아무 생각 없이 뱉어내는 행위는 마치 성질 사나운 야생마의 고삐를 풀어놓는 것처럼 위험하다.말은 양날의 칼처럼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해치기도 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어 혀를 제어해 말을 다스리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듯 오늘날과 같은 소셜미디어 시대엔 모든 정보가 SNS라는 플랫폼을 통해 빛의 속도로 전파되니 예전처럼 진실을 호도하거나 설화(舌禍)를 감추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반면에 유명인사가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개성과 장점을 비용 한 푼 안 들이고 세상에 알리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해졌다.상품의 판매촉진 또한 광고보다는 입소문 전략이 효과적인 것으로 인식됨에 따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대중광고의 무용설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말(言)의 역동성이나 운동력은 푸른 초원을 달리는 말(馬)의 속성과 매우 흡사하다.빠르고 힘 있고 거침없다는 공통점이 있는가 하면 어떻게 길들이냐에 따라 득이 되기도 하고 실이 되기도 한다.거친 말(言)을 유순하게 바꾸고 야생마를 준마로 길들이기 위해서는 고된 훈련과 각고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부 지도층 인사들의 몰상식하고 사리에 어긋나는 막말과 무례한 언동은 주객이 전도된 작태로 가뜩이나 무더위와 생활고에 찌든 국민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깊은 좌절감을 안겨주었다.

정치인들의 ‘노이즈 마케팅’ 또한 정치공학적으로 철저히 계산된 전략일 수 있지만 도를 넘는 굉음은 선량한 국민들의 귀를 틀어막고 마음 문을 닫게 만들 뿐이다.그들은 자신의 언행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변명으로 일관하며 대부분의 잘못을 언론의 왜곡된 보도와 오해의 탓으로 돌린다.설령 궤변의 일부를 인정한다 치더라도 이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밑에서 겸허히 언더스탠딩(Understanding)하는 자세를 취해야 하지 않겠는가?그러나 그들은 정반대로 국민을 폄훼하고 함부로 가르치려 드는 오만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으니 이제 그들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고 거듭나지 못한다면 더 이상 공직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마땅하다.

선조들의 가르침 중에 ‘척(隻) 지지 말라.’라는 덕목이 있다.‘척’이란 상대를 업신여기고 미워하며 조롱함으로써 마음에 상처를 주거나 남을 힘으로 억눌러 억울하고 원통하게 만듦으로써 생기는 좋지 않은 관계를 의미한다.척이 지면 원한이 쌓이게 되고 마침내 보복이 따르기 마련이다.척은 대부분 생각과 말과 행동의 잘못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므로 우리는 각별히 사·언·행(思·言·行)에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특히 리더십을 상실한 자격미달의 리더들은 무엇보다 유교의 삼사일언(三思一言),불교의 언보시(言普施),기독교의 로고스(Logos)의 참정신과 뜻을 깊이 헤아려 신중하고 덕스러우며 창조적인 언사를 사용하여 하루속히 손상된 품격을 회복하고 국민의 자존감을 드높여야 할 것이다.요즘처럼 ‘입술의 30초’가 엄중하게 느껴지고,‘침묵이 금이다’라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온 적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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