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한길   동해안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 이한길
동해안바다연구회 편집위원장
강원도 동해안에 살고 있는 도민들은 바다라는 말에 무척이나 친숙하다.과장법을 조금 써 말을 한다면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자연스레 바다와 친해질 수밖에 없고 바다는 생업의 현장이 될 수밖에 없다.생업(일자리)의 현장이라 하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어업이다.‘고기잡이’라고 단순히 표현할 수 있다.과거 명태가 풍년일 적에는 명태로 인한 일자리가 수십 가지였다고 한다.명태 할복,노가리 찢기,명란과 창란,건조물 판매,황태로 만들기,황태덕장을 운영하는 사람,기타 등등 수없이 많다.이와 같은 직종은 대부분 1차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해당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2차 가공산업이 될 수도 있다.

또 1차산업으로 양식업,인공어초,방파제 건설 등과 같은 생업도 바다와 관련이 있다.고기잡이와 관련한 2차 산업으로 조선소(영동지방에는 대체로 수리조선),냉동창고,그물 등 어구판매,바다청소,그 외에도 다양한 생업이 있다.등대지기,해양조사원(분원),항만청,수협 등 금융기관,환동해본부 등은 이를 지원하는 곳으로 역시 바다와 관련이 있다.그런데 바다의 생업현장이 고기잡이 혹은 이와 관련있는 2차,3차산업만 있는 것은 아니다.얼핏 들으면 ‘그런 업종이 무슨 바다와 관련이 있다고?’ 하며 의문을 던질 직종도 상당히 있다.이른바 문화관광산업이 이에 해당되는데 오늘날 동해안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축제들,이런 축제들은 기본적으로 3차관광산업이면서도 먹거리(주로 수산물)를 판매하는 1차산업이기도 하고 요리된 음식을 판매하는 2차산업이기도 하다.

물론 산업의 구분을 어떤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기준은 달라질 수 있다.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설령 필자의 분류가 틀렸다 할지라도,바다가 상당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점에서 사람들은 바다의 고마움을 무심코 지나쳐 버렸던 것은 아니었던가 싶다.마치 공기의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처럼.

바다와 관련있는 생업을 몇 가지 더 들어보면 여행사,커피 판매,광고사,목수(FRP어선이 나오면서부터 사양산업이 되어가지만) 등도 바다와 관련이 있다.심지어 농촌도 어촌과의 관련성을 지니고 있다.농촌의 농작물과 어촌의 수산물을 물물교환을 하던 시대도 있었다.바닷가 대부분 마을은 반농반어이기도 하다.바다와 관련한 수많은 일자리가 있고 또 앞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고 또 어떤 일자리는 그 생명력을 다해가는 것도 있을 것이다.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아쉬움이 있다.만약 심도 있는 토의가 일회성이 아니고 꾸준하게 진행이 된다면? 또 연구하고 분석이 가미된다면? 그렇다면 좀 더 세분화된 일자리도 만들어지고 또 부가가치도 더 높아질 것은 아닐까? 바다는 동해안만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원이고 보물창고임은 분명하다.이제부터라도 이에 관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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