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항교   한문학 박사   (백교효문화선양회 이사)
▲ 정항교
한문학 박사
(백교효문화선양회 이사)
인성교육의 덕목에서 ‘효’교육을 삭제하겠다는 인성교육진흥법률 개정안이 나와 온 국민을 놀라게 하고 있다.“오늘날 인성교육의 목표가 충효 교육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지나치게 전통적 가치를 우선하고 있다고 해 앞으로 인성교육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인성을 갖춘 시민육성이 가능 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하겠다고 한다.한마디로 인성교육의 근간인 충과 효를 뒷전으로 미루고 민주적인 시민육성을 위해 인성교육의 뿌리를 옮기겠다는 견마지소(犬馬之笑)의 발상이다.

우리 조상들은 보다 나은 가정,보다 올바른 사회를 위해 삼강오륜(三綱五倫)을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가르쳤다.군신유의(君臣有義)보다 부자유친(父子有親)을 강조한 나머지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보다 수신제가(修身齊家)를 먼저 따졌고 인륜과 도덕이 근간을 이루는 사회를 위해 효 사상을 으뜸으로 여기며 살아왔다.말할 나위 없이 백행의 근본인 효를 바탕으로 삼지 않고는 제 몸은커녕 제 집안조차 거느릴 수 없다는 가르침이다.도대체 우리 조상들은 무엇 때문에 ‘효’란 오상(五常)의 근본이요,모든 행실의 근원이라 단정하고 효를 으뜸으로 받아 들였을까.이는 “효도 하고서 어질고,의롭지 않은 사람이 없으며,효도하고서 예의와 지혜가 없는 사람이 없으며,효도 하고서 믿음이 없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었다.그래서 효는 백 가지 천 가지 행실의 근본이 된다고 한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적 인성을 갖춘 시민육성을 위해 인간만이 지닌 가치관인 효를 또 다시 홀대하겠다니 앞으로 인간과 짐승을 무엇으로 구별하며,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란 자랑스런 나라의 정체성은 또 어찌 한단 말인가!

“어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고,어버이를 존경하는 사람은 남에게 오만하지 않는다.” <효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또 효도하는 마음은 백 가지 행실의 근본이요,만 가지 가르침의 근원이라 했다.그래서 세종대왕은 문자를 모르는 백성을 위해 효행의 풍습을 널리 알리고자 효행의 사례를 그림으로 그린〈삼강행실도〉를 반포했고,우리 선현은 범국민적 효 사상 앙양을 위해 어버이날을 제정했다.이런 효 사상이 아직까지 우리 민족의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불씨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인류를 위해서도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세계인류를 위해서도 효의 불씨는 꺼서는 안 된다.민본주의 효 사상이 민주주의의 근간임을 모르고 그런 개정안을 냈으니 효 사상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리려는 속셈이 아닌가.

효를 외면한 채 길러진 민주시민은 겉모습은 인간이오,내면은 짐승일 것이다.효 사상이 민본주의요,민본주의가 민주주의임을 모르고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였으니 성균관을 비롯,전국 234개 향교부터 폐쇄하고 어버이날도,민족의 대 명절 추석도 함께 없애는 법 제정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영원한 달빛과도 같은 아름다운 ‘효’를 지켜 우리의 전통가치와 문화정신의 뿌리를 지키고 우리나라의 정체성이 변질되지 않도록 해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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