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현태   평창주재 취재국장
▲ 신현태
평창주재 취재국장
피서 행락철이 막바지로 향하며 여름 축제의 계절도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집계한 올해 전국의 주요 지역축제는 모두 733개로 하루에 2개 꼴로 열리니 과연 축제 천국이라고 할만하다.이 수치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축제나 지자체에서 주최 주관하는 축제,지자체에서 경비를 지원하는 축제,민간에서 추진위를 구성해 진행하는 축제만을 집계한 것이니 민간에서 마을단위 소규모로 개최하는 축제까지 합치면 그 숫자는 크게 늘어날 것이고 그 만큼 축제도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고 할 수 있다.

10여전 전만해도 축제는 야외활동에 알맞은 봄 가을에 주로 열렸지만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여름축제가 크게 늘어났다.여름축제가 늘어나는 이유는 간단하다.축제를 통해 각 지역을 알리고 관광객을 유치해 조금이라도 지역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하는 욕구뿐만 아니라 여름 휴가철 산과 바다,계곡을 찾는 피서객을 겨냥해 축제를 개최하면 보다 쉽게 많은 사람을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도내에서도 동해안 해수욕장과 청정 하천,산간계곡,여름철 농특산물 등의 특성을 살린 여름축제가 개최됐거나 개최를 앞두고 있다.필자가 살고 있는 평창지역에서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살려 지역을 홍보하고 활성화하기 위한 축제가 속속 열리고 있다.지난 6일 막을 내린 평창더위사냥축제는 대화면 시가지에 인접한 냉천수 땀띠물을 이용해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과 연접해 축제장을 마련해 올해 5회째 열렸다.처음 축제를 개최할 때 축제의 기반이나 정체성이 약하다는 회의론도 나왔지만 주민들이 똘똘 뭉쳐 축제장에 꽃과 나무를 심고 캠핑장을 조성하고,물대포와 물안개터널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으로 올해 7만여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다음달 초에는 전국 우수축제인 효석문화제와 평창백일홍축제가,겨울이 되면 평창송어축제와 대관령눈꽃축제가 연이어 열린다.이들 향토축제들은 주민들이 중심이 돼 준비하고 적극적인 참여로 축제를 이끌어 성공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또 축제의 경쟁력을 높이고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해마다 기발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목받는다.축제의 3요소로 꼽히는 볼거리와 먹거리,즐길거리에 더해 요즘은 관광객들이 오래도록 기억하고 다시 축제를 찾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는데도 열심이다.타 지역이 지니지 못한 그 지역만의 특성을 살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주민들의 마음이 담긴 정을 전달해 줄 때 관광객은 감동하고 다시 찾을 것이다.

지난 1일 대한민국 10대 오지마을로 꼽히는 진부면 봉산리에서는 ‘제1회 봉산골 깔딱메기 돌낚시 체험축제’가 열렸다.봉산리는 지난 2006년 평창과 인제지역을 초토화시킨 대수해 때 좁다란 봉산천 계곡이 범람하며 폐허로 변해 하마터면 없어질 뻔 한 마을이었다.이후 복구공사를 진행해 마을을 정비하고 청정자연환경을 배경으로 6년전 귀촌한 곽유숙 이장을 중심으로 작은 산골축제를 마련한 것이다.축제에서 곽 이장은 “시작은 미흡하지만 훗날 특색있는 축제로 발전시켜 가는 주민들의 정성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주민들의 정성이 쌓이면서 이 축제에는 부산,광주 등 전국에서 700여명의 관광객이 참가해 봉산골이 생긴이래 가장 많은 사람이 다녀가 주민들도 놀라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곽 이장의 말처럼 주민들이 힘을 합치고 정성을 다한다면 지역축제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축제의 무한 경쟁시대에 주민들이 힘과 정성을 모으고 동참해 각 마을의 특성을 살린 축제로 지역을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삶을 살찌우길 기대한다.
신현태 평창주재 취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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