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오늘 90점 받았어’ 하면 대부분 한국엄마는‘ 너보다 잘한 사람은 얼마나 많아?’ 하고 되묻는다.순위에 길들여진 대한민국 엄마는 단순 점수 보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된 점수가 궁금하다.결과를 양화한 것을 교육측정이라고 말한다면 측정된 결과를 어떤 기준에 비추어 의미있게 해석 해주는 것은 평가이다.결국 평가 (evaluation)는 객관화된 입증을 토대로 어떤 사물의 가치를 판단하는 일이다.수능은 신뢰를 담보로 하는 국가 평가시스템이다.

1998년 당시 교육부장관이던 이해찬의원은 ‘2002년도 대학입시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뭐든 한가지만 잘하면 대학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호언했다.그 뒤 1998년부터 2000년도까지 쉬운 수능이 이어지자 야간자율학습과 모의고사가 폐지되었다.‘단군 이래 최저학력’이라는 말은 이때의 세대,일명 이해찬키즈를 일컫는다.하향평준화로 학력이 낮아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정부는 2001년과 2002년 수능을 어렵게 출제했다.쉬운 공부로 대비했던 학생들은 한층 어려워진 불수능에 좌절을 경험해야만 했다.예측불허식 교육정책에 대한 폐해는 오롯이 교육당사자인 학생들이 감내해야할 몫이었다.

‘2002년’이 수능이라는 같은 주제로 다시 회자되고 있다.수능 절대평가 확대 첫 새대인 2021년 수능 대상자인 현 중3년생들의 출생연도가 바로 2002년인 까닭이다.정부는 몇과목을 절대평가할 것인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변별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노력없이는 절대평가는 사교육을 줄이기는 커녕 대학들의 추가적인 전형요소를 야기할 것이라 전망한다.대비해야하는 학생들의 부담만 가증될 것이라는 말이다.

‘2002년에 낳아서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이 들린다.절대평가라는 초유의 변화에 대한 중3 학부모들의 불안을 표현한다.교육의 전 방향을 결정할 만큼 파급력이 큰 수능의 근간을 변화할 때는 어떻게해야 억울한 학생들을 가장 적게 만드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현 가능하긴 한 것인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살펴야한다.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했던 2002년 수능이 주는 교훈을 반복해서는 안될 것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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