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의존하는 농업 구조적 문제, 농업 패러다임 전환 계기돼야

잊을 만하면 불거지곤 하는 것이 먹거리의 안전 문제다.최근 유럽에서 독성이 강한 살충제 성분에 오염된 달걀이 유통돼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고 있다.그러나 이 문제는 강 건너 남의 나라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우리나라 국내산 달걀에서도 잇따라 허용치를 초과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그동안 국내산은 안전한 것으로 믿어왔던 소비자들에게는 여간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번에 유럽에 이어 국내산 달걀에서도 검출된 ‘피프로닐’은 벼룩 진드기를 비롯한 해충을 박멸하는데 쓰이는 살충제라 한다.

벌레의 퇴치하는 독성을 지닌 성분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인체에 흡수된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세계보건기구(WHO)도 최근이 살충제 오염된 달걀이 유통되는 것과 관련,과다섭취 될 경우 간장 신장 등 인체의 장기를 손상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이 때문에 피프로닐 성분을 닭을 비롯한 가금류에 사용이 금지된 것으로 전한다.국내에서도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의 산란계 농가의 달걀에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성분이 첫 검출된 데 이어 16일에는 경기도 양주와 철원에서도 잇따라 허용치를 초과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어제 농림축산식품부의 1차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서는 철원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도 사용이 금지된 프르로닐이 0.056㎎/㎏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국제 기준치(0.02㎎/㎏)를 초과한 것이다.전남 나주에서 생산된 계란에서는 닭 진드기 퇴치용으로 쓰이는 살충제 ‘비펜트린’성분이 기준치의 21배를 초과했다고 한다.이미 유통된 계란을 회수·폐기와 아울러 유통 중단 조치를 내리고 있으나 그야말로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매일 식탁에 오르는 기초적인 먹거리에 해당하는 이처럼 오염으로부터 무방비상태에 놓여있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기초식품인 동시에 제빵과 다양한 식품의 원료로 쓰이는 것이 달걀이다.이번 사태로 당장 수급 차질과 아울러 가격불안이 예상되고 먹거리 전반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우려된다.만시지탄이 있으나 일차적으로 철저한 조사와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우려스러운 것은 결코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맹독성 농약과 살충제에 의존하는 농업 생산 방식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는 것이다.이번 사태 또한 질병에 취약한 닭 사육 방식을 택하고 이 때문에 맹독살충제를 쓰는 악순환의 업보인 것이다.농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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