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이런 질문을 던진다.“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보다 사랑을 받는 것이 좋을까,아니면 그 반대일까?”.해답은 간명하다.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동시에 사랑도 받는 것!그러나 가능할까?마키아벨리는 “어차피 둘 다 가질 수 없다면 사랑을 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한다.그 이유로 마키아벨리는 “변덕스러우며 거짓말을 잘하는 백성은 (군주가) 잘 대해주기만 하면 충실한 사람이 되지만 위험이 코앞에 닥치면 등을 돌린다”고 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가져야 할 필수적인 자질로 ‘속임수를 써서 백성을 이끄는 능력,그것도 거대한 규모로 이끄는 능력’을 제시한다.그러면서 그는 “(속임수가 통하려면) 군주 스스로 자비롭고 약속을 잘 지키며 정직하고 신앙심이 깊은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충고한다.기막힌 기만전술!‘속임수와 조작’을 정치 전략의 요체로 삼은 마키아벨리에게선 정의와 정직,도덕성을 찾아볼 수 없다.이런 이유 때문에 교회로부터 ‘사탄의 도구’라는 지탄을 받았지만,그런 그도 ‘최고의 권력은 가장 적게 행사되는 권력’이라고 설파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각종 여론조사에서 80%를 넘나드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탈 권위와 소통,개혁의지,서민을 위한 노력이 지지율 고공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임 대통령에 견줘 봐도 최고 수준이다.5·18 광주기념식에서 유가족을 포옹하며 위로한 모습과 마주친 시민들과 인증 샷을 찍는 소탈한 행동이 ‘대통령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인식을 국민들에게 심어 줬을 것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대통령의 인기가 지속되려면 공적영역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그러나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 인선에서 ‘호남,민주당,시민단체,서울대’라는 틀에 갇혔고,강원도를 비롯한 몇몇 지역은 철저히 소외됐다.경제도 실망스럽다.서민부채는 위험수위로 치닫고, 청년실업은 역대 최고다.외신들은 한국의 위기로 북한과 브레이크 없는 경제개혁정책을 꼽는다.동시다발적으로 투하되는 복지정책도 걱정스럽다.인기몰이식 정책은 조작과 속임수 유혹에 빠지기 쉽다.사기꾼과 정치인은 한 끗 차이라던데…,대통령은 이 말을 경계해야 한다.성과 없는 인기는 신기루에 지나지 않으니.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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