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 안 밀집형 사육 아닌
방사형 환경 닭 면역력 키워
“관계당국 수시 안전점검 필요”

▲ 18일 오후 동물복지농장인 춘천시 사북면의 한 양계농장에서 닭들이 사육동 내부를 활발하게 옮겨 다니고 있다.
▲ 18일 오후 동물복지농장인 춘천시 사북면의 한 양계농장에서 닭들이 사육동 내부를 활발하게 옮겨 다니고 있다.
좁은 닭장에 닭을 빼곡히 키우는 ‘밀집형 사육’이 살충제 계란 사태의 원인이라는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닭이 자유롭게 뛰놀며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는 복지농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8일 오후 3시 춘천 사북면 한 야산 중턱에 위치한 양계농장.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들과 달리 이 농장의 닭들은 사육동 내부를 활발하게 옮겨 다녔다.1만4876㎡ 규모의 계사 6동에서 1만5000여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지만 닭 배설물로 인한 악취도 맡기 힘들었다.닭들은 산란장에 스스로 들어가 알을 낳고,흙에 몸을 비비는 ‘흙 목욕’을 하며 벌레도 자연스럽게 털어내고 있었다.

1개 사육동이 120평(396.6㎡ )인 점을 감안하면 닭 한마리 당 공간은 0.15㎡ 로 일반 양계장보다 3~4배 정도 넓다.농장주 김구봉(60)씨는 “닭을 좁은 닭장에 빽빽히 가둬 사육하는 대신 풀어 키우면서 닭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자연 방목은 못하고 있지만 1200평에 달하는 숲 속 방사장에 하루 1개동(2500마리)의 닭을 풀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자연스레 키워지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질병이나 벌레로 인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있다.친환경 인증과 동물복지 인증 등을 받은 이 농장은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지만 ‘적합’ 판정을 받았다.하루 1만여개의 계란이 생산되는 이 농장 계란은 30개당 1만4000원으로 일반 계란보다 두배 가까이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아 항상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김 대표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고 해도 이후 사료에 살충제 등 약을 섞어 사용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살충제 계란’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이 수시로 안전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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