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 안 밀집형 사육 아닌
방사형 환경 닭 면역력 키워
“관계당국 수시 안전점검 필요”
18일 오후 3시 춘천 사북면 한 야산 중턱에 위치한 양계농장.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닭들과 달리 이 농장의 닭들은 사육동 내부를 활발하게 옮겨 다녔다.1만4876㎡ 규모의 계사 6동에서 1만5000여마리의 닭이 사육되고 있지만 닭 배설물로 인한 악취도 맡기 힘들었다.닭들은 산란장에 스스로 들어가 알을 낳고,흙에 몸을 비비는 ‘흙 목욕’을 하며 벌레도 자연스럽게 털어내고 있었다.
1개 사육동이 120평(396.6㎡ )인 점을 감안하면 닭 한마리 당 공간은 0.15㎡ 로 일반 양계장보다 3~4배 정도 넓다.농장주 김구봉(60)씨는 “닭을 좁은 닭장에 빽빽히 가둬 사육하는 대신 풀어 키우면서 닭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자연 방목은 못하고 있지만 1200평에 달하는 숲 속 방사장에 하루 1개동(2500마리)의 닭을 풀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자연스레 키워지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질병이나 벌레로 인한 피해를 거의 입지 않고 있다.친환경 인증과 동물복지 인증 등을 받은 이 농장은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검사를 받았지만 ‘적합’ 판정을 받았다.하루 1만여개의 계란이 생산되는 이 농장 계란은 30개당 1만4000원으로 일반 계란보다 두배 가까이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주문이 끊이지 않아 항상 공급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김 대표는 “무항생제 인증을 받았다고 해도 이후 사료에 살충제 등 약을 섞어 사용하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며 “‘살충제 계란’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관계 당국이 수시로 안전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