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식 밀집 사육·살충제 살포 등 반환경적 행태 바로잡아야
계란의 안전성을 책임져야 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태도는 더 큰 문제다.국민 불신만 증폭시킨다.급기야 류영진처장의 사퇴 요구가 급속히 확산되고있다.취임 당시 “국내산 계란에서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된 바 없다”고 했지만 1주일도 안 돼 전국에서 살충제 계란이 발견됐다.그는 특히 총리의 질문에 답변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등 식품 안전에 대한 인식이 안이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야당에서는 일제히 “본인이 감당할 수 없다면 빨리 그만두는 게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길”이라며 무능을 질타한다.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한둘이 아니다.민간 친환경인증기관을 감독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전 직원들이 인증기관의 간부로 근무하면서 ‘관(官)피아,농(農)피아’ 의혹을 불러일으켰다.사용이 금지된 살충제가 별다른 제재없이 유통된 것도 문제다.이번 조사에서는 피프로닐 뿐 아니라 사용이 금지된 에톡사졸,플루페녹수론,피리다벤 등의 살충제 성분이 대거 검출됐다.당국의 살충제 관리 체계에 심각한 허점이 있었음을 보요주는 사례다.양계농가들이 살충효과를 높이기 위해 약품의 용법·용량을 지키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살충제 관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농약과 살충제 판매기록를 의무화 하고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진드기 약제 개발 보급 및 농약 검사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그러나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현재의 밀집 사육환경은 ‘살충제 계란’을 언제든 양산할 수 있다.동물단체가 지적한 것처럼 공장식 축산과 감금틀 사육을 폐지하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정부와 양계농가는 경제성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국민 안전을 위한 최선의 조치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