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백   양양우체국장
▲ 정호백
양양우체국장
올여름 우리 부부동반모임 여행의 화두는 ‘우리고향 강원도를 과연 얼마나 알고 있는가’였다.결과 모두 수긍하여 강원북부지역 DMZ 접경지대를 따라 1박2일 투어를 하기로 하였다.지난 8월초 토요일 새벽6시에 강릉을 출발하여 최근 유명해진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11km 인제-양양터널을 빠져나왔다. 고속도로 최장 터널답게 내부시설도 잘돼 있고 7분이나 소요되었다.출발할 때 비가 내렸지만 터널을 지나자 마치 신선의 세계로 들어온 듯한 풍경이 펼쳐졌다. 비로 깨끗해진 산하에 안개구름이 걸쳐 여인이 얇은 속옷을 걸친 듯한 그야말로 강원의 속살이었다.

본격 DMZ투어의 첫 행선지로 양구해안 펀치마을로 향했다.가는 중 내린천에선 이미 레프팅이 시작되었고 활기찬 관광객과 급물살이 어우러진 역동적인 모습은 보기만해도 가슴이 후련했다.양구 해안면.통과절차를 거쳐 마침내 펀치볼정상 을지전망대에 올라 해안면의 넓은 들판을 바라보았다.펀치볼은 한국전쟁 중 미군이 해안면이 마치 화채그릇(Punch bowl)같다고 했다는 유래가 있다.화천방면 딴산폭포,꺼먹다리를 지나 마침 점심식사시간이 되어,한 음식점에서 북한식 초계탕을 처음 먹어보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후식으로 손커피를 들고 고즈넉한 북한강위에 둥둥 떠있는 산소길을 걸어 보았다.철원으로 가는 길목 용담계곡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들어 차있어 휴가철임이 실감났다.강원산하를 즐기면서 마침내 철원에 도착했을 때,모두 출출한 배를 안고 청정 DMZ인근에서 키운 민통선한우 맛을 보았다.

다음날 철원투어의 첫코스로 임꺽정의 은거지인 국민관광지 고석정을 들렀다.한탄강의 중심이며 주상절리,10여m높이의 현무암 절벽이 장관인 여길 못봤다면 후회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이어 방문한 승일교 다리는 북한에서 러시아식 아치공법으로 동송쪽을 건설하고 한국전쟁이후 남한에서 갈말쪽을 완성하여 남북한 공동건설교량이 되었다고 한다.인근에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물게 가로방향의 직탕폭포,일명 한국의 나이아가라에서 기념촬영하였다.드넓은 철원평야를 보면서 역시 좋은 땅에서 좋은 철원오대쌀이 생산됨이 인정되었다.조금 지나서 국보 제63호 불상과 보물 제223호 석탑을 간직한 신라시대 유서깊은 사찰,도피안사에 들러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전쟁전 악명높은 북한관공서였던 노동당사로 향하였다.그곳은 수많은 총탄과 포탄 자국이 벽에 그대로 남아 있었고 날아간 지붕과 무너진 벽들이 처참한 몰골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없어야 함을 알려주었다.

그 아픔을 뒤로하고 호반과 막국수·닭갈비의 도시,춘천으로 향하였다.우선 요즘 가장 인기있는 소양강스카이워크를 밟았다.다리위 투명한 바닥아래 손이 잡힐 듯 소양강이 흐르고 있었고 소양강 처녀가 손짓으로 유혹하고 있었다.돌아가는 길에는 춘천 뒷길을 지나 구성포·동홍천IC를 통과하여 출발지에 돌아왔을 땐 이미 저녁시간이 되었다.1박2일 DMZ 강원속살투어를 마무리하면서 해외여행 이상의 보람과 가치를 느끼게 한 뜻깊은 토종 여행이었다고 모두들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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