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재철   강원도교원단체 총연합회장
▲ 서재철
강원도교원단체 총연합회장
헌법 제31조 4항에 따르면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보장된다. 선언적 의미,당위론적 가치는 지닐지 모르지만 우리의 현실을 볼 때 참으로 지난한 일인 것 같다.최근 전라북도 부안의 모 중학교 선생님의 자살 문제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고,세월호 참사로 죽음을 선택했던 단원고의 고 강민규 교감 선생님도 그 뒷모습이 너무 초라해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강민규 교감 선생님은 선장과 기관사들마저 승객을 외면한 채 배를 떠난 상태에서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인 구조 활동을 벌였고,이후 저혈당 증세로 현장에 실신한 것을 해경이 헬기로 후송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사실 강 교감도 보호와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당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그를 위한 어떠한 치료나 보호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오히려 장시간에 걸친 조사와 ‘왜 살아 돌아왔느냐’는 매몰찬 비난 속에서 죽음을 택한 것이 자살인가라고 자문하게 된다.결국 그의 죽음은 세월호특별법으로도 보호 받지 못하고 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소중한 가치라면 정치적으로 제도적으로 보장해 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은 교원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다.교원의 참여와 현장의 소리가 소통되지 않는다면 교육의 전문성은 그 빛을 잃어 버린다.전문직으로서의 교원의 권위는 땅에 떨어진지 오래이다.현장에선 소신껏 지도하라고 해도 머뭇거리는 상황이다.조그마한 문제는 학급에서 담임의 중재하에 교육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는데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 학폭위의 사법적 판단에 맡기려 한다.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전라북도의 사안은 경찰에서 혐의가 없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을 전라북도교육청의 학생인권센터에서 자체 조사를 통해 성희롱했다고 판단해 징계 절차를 진행 중에 발생한 사건이다.도교육청이 교사의 인권과 교권을 지켜주거나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할 일을 소홀히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행복교육청과 행복감을 자처하는 강원도교육청은 지역교육청과 특정 교원단체 시,군지회와의 정책협의회 결과까지 학교 점검표를 작성해 제출하도록 요구해 현장의 교원들을 당황하게 한다.단위학교에 소속돼 있는 특정 교원이 2년 파견이 끝나자 1년 연장 파견 발령을 내어 강원도교육청 총무과에서 그 교육적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어 그 업무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한다.강원도교육청의 핵심 사업에 대한 강원도교육연구원의 설명회는 교육연구사가 배제된 정책팀에서 교원인사제도,강원행복더하기학교 운영 및 일반고등학교 발전 방안을 발표한다.강원도교육청에서 실시한 주요 정책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 고등학교의 숨요일 운영이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이것이 누구에게 물은 현장의 목소리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숨요일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진정으로 걱정하는 목소리도 반영하여 일률적인 형태가 아닌 학교장의 선택과 책임 경영을 존중해 주는 것이 올바른 교육의 방향이다.교원이 현장에서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하려면 어렵더라도 도교육청에서 정치적 중립성을 견지하고 교원의 전문성을 존중해 줘야 한다.또한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편식이 아니라 다양한 선택과 도전이 가능한 교육 시스템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학교장 자율책임 경영을 확대해야 한다.강원도교육청이 이미지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행복교육청으로 거듭 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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