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 심로 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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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로악기는 창업주 심재엽 사장의 성을 딴 '심(沈)'자와 근로자의 '노(勞)'자를 따 '심로(Shimro)'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노사화합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첫 출발은 지난 89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에 공장을 설립하고 부터다.
 지난 78년 서울 명동서 7평 규모의 무역회사로 시작했던 동해통상을 86년 법인화해 동해종합통상으로 승격시켰다. 그후 독자적 제작기술을 갖춘 공장을 89년에 설립, 당시 국내 바이올린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일본 스즈끼사에 도전장을 냈다.

89년 원주문막공장 설립… 연 6만대 생산

 바이올린 제작공법은 원목상태에서 부터 전판·후판을 깎아내는 전통적인 마이스터(장인)공법과 달궈진 쇠판으로 얇은 판자를 눌러서 바이올린의 둥근배 모양을 만드는 프레스(Press)공법 등 2가지.
 프레스 공법으로 만들어진 바이올린은 싸고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지만 음색은 마이스터 공법으로 만든 바이올린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을 안고 있다.
 심로악기의 시장 공략 성공은 바이올린을 만들되 마이스터공법에 대량 생산 공정을 접목시킨 것.
 동해통상 당시 10년 가까이 기계설비 수입을 해 온 경험이 있어 독자적인 목재 가공기계를 응용한 밀링과 카빙의 공정 기계개발은 지금까지 심로악기의 제작기술 노하우가 되고 있다.
 심로악기는 이같은 노력으로 89년 5월 공장준공후 싼 가격의 고품질 바이올린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심로악기의 연 생산능력은 6만여대.
 국내 시장의 독점적 위치 확보는 물론, 처음 경쟁대상이 됐던 일본 스즈끼사를 국내 시장 점유비율 1%대로 낮추며 제압한데 이어 일본시장 점유율도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심로악기는 문막공장 이외에 95년과 2001년에 중국과 독일에 각각 공장을 설립,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톈진(天津)에 설립된 중국공장은 대지 5천평에 지상 3층규모로 2개의 생산동과 사무실동을 갖추고 30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또 350년 역사의 악기생산 전통도시인 독일의 '뮤직밸리'로 불리는 마르크노이키르캔에 대지 2천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심로악기의 국내외 3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바이올린 뿐 만이 아니다.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활, 케이스, 만도린을 생산하고 있다.
 심로악기의 세계시장 현악기 점유율은 30%며 유럽과 미국을 주시장으로 35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中·獨 지사 운영… 세계 시장점유율 30%

 심로악기의 장인정신은 원재료 선택에서 돋보인다.
 원목 상태에서 5년간 자연 건조시킨 바이올린 전판은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알프스 지방에서 자생하는 전나무를, 후판은 구(舊) 유고슬라비아 지역인 보스니아 자생 단풍나무만을 사용하고 있다.
 또 인도산 흑단(黑檀)을 사용, 오래 사용해도 뒤틀림이 없고 고운 음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바이올린의 헤드부분인 스크롤(Scroll)도 100% 마이스터공법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공명(소리울림)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한 전판과 후판의 테두리띠인 퍼플링(Purfling)도 특수화학 섬유를 사용, 코팅이 아닌 7단계 공정을 거치는 바니쉬 공법으로 처리하고 있어 몸통의 균형과 소리울림의 흩어짐을 막아 세계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심로악기는 그동안 100만불 수출탑 수상(91년)을 시작으로, 도 우수 중소기업체 표창(92년), 기업은행 유망 중소기업 선정(93년), 500만불 수출탑(96년)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 98년에는 강원도민일보사와 도가 공동제정해 시상하는 중소기업 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경영우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사원간의 인화단결' '깨끗한 환경속의 작업' '좋은 품질의 제품생산'을 목표로, 오늘도 세계 최고의 현악기 전문 제조업체로서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인터뷰] 심재엽 대표

 "북미를 총괄할 수 있는 현지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력상품인 만도린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세계시장 개척에 앞장설 각오입니다"
 어느 업종보다 보수적이기로 정평 나있는 현악기 시장에서 '심로(Shimro)' 브랜드와 함께 메이드 인 코리아의 이름을 드높이며 세계 바이올린 시장을 석권한 심재엽 대표(57·강릉)의 올 포부다.
 심 대표가 (주)대우의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독립해 사업세계로 뛰어든 것은 78년 3월.
 악기 교역전문가로 일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지점서 3년만에 귀국한 뒤 무역업으로 독립한 심 대표는 평소 눈여겨 왔던 바이올린의 전문가용과 연습용 사이의 틈새시장을 겨냥, 한국산 심로 바이올린의 명성을 세계속에 심고 있다.
 심대표의 전략은 저렴한 가격에 소리울림(공명)이 좋은 수제품을 찾고 있던 전문 연주가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89년 원주 문막공장 설립이후 성장을 거듭, 이제는 유럽시장을 석권해온 독일과 일본을 추월하고 있다.
 심 대표는 "심로코리아는 제조에만 전념하되 관악기·타악기·전자악기의 유통에도 심혈을 기울여 종합악기전문회사를 지향하고 있다"며 "올해 국내 판매지사 확대에도 나서 4월중 도내에도 지사를 설립, 전국 지사를 8개로 늘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릉태생으로 강릉상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전문 경영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98년 2월부터 99년 12월말까지 도정무부지사를 역임했고 99년 강원 국제관광엑스포 성공개최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최근에는 2010 평창 동계올림픽유치 범도민위원회 위원으로 동계오륜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유 열 yooyeol@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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