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일남   시인
▲ 정일남
시인
한국의 작고 시인들은 모국어를 사랑했다.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말을 만들어냈다.‘나빌레라’란 아름다운 말은 조지훈 시인이 만들어낸 말이다.‘청노루’란 말은 박목월 시인이 만든 말이다.‘서리까마귀’는 정지용 시인이 만든 말이고 ‘즈려밟고’는 김소월이 만든 말이다.이런 말을 예를 들자면 끝도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묵혀두고 외래어를 난발하는 오늘의 시인들을 보면 모국어에 대한 사랑이 결여되어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외국의 예를 들어 안 되었지만 프랑스는 외국어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대학에서도 영어만으로 강의도 못한다.외국어는 반드시 프랑스어로 번역해 써야 한다.그래서 컴퓨터도 ‘로르디나뢰르’라고 한다.한국의 언론은 ‘북한의 레드라인은 ICBM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것’이라고 했다.우리 국민 몇이나 알 것인가.‘대륙간탄도미사일 금지선’이라 하면 국민 모두가 알아들을 것이다.또 어느 언론은 ‘코리아 패싱은 없다’라고 버젓이 쓰고 있다.어느 공직자는 민주당 대표를 언론트롤러브라고 했다.외교부는 위안부 문제 TF를 구성한다고 했다.‘전담반’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왜 외국어를 쓰는지 모르겠다.어느 대학엔 글로벌커뮤니케이션 학부가 있다.정말 이렇게 외국어에 잠식되어서는 안 된다.국제정보교류학부라고 하면 안 되는가.많은 사람들이 ‘tip’이란 영어를 쓴다.어느 기자 직책을 내셔널 부레스크라고 적는다.부레스크란 단어는 영어에도 없다.‘원스트라이크 아웃’ ‘컨트롤 타워’ 이렇게 외국어에 중독되어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앞이 캄캄하다.우리 자라나는 후손들이 우리 모국어를 사랑하겠는가.

세계적인 언어학자들은 우리나라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자라고 했으며 한글을 평생 연구한 학자들도 많다.오늘의 시인들도 시를 쓰면서 외래어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다.시의 제목을 외래어로 쓴다고 해서 그 시의 품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영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모국어를 두고도 모국어의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한 채 외래어의 늪에 빠져 있다.국민들이 알아볼 수도 없는 해괴한 외래어로 독자를 곤욕스럽게 만드는 시인들의 근본 자세가 바로잡혀져야 한다고 본다.

교육 당국에서도 우리 모국어 바로 쓰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본다.온갖 비속어를 금지시켜야 한다.우리 말 바로 쓰기에 앞장서야 할 지도자들부터 교육을 시켜야 한다.프랑스처럼 우리나라도 모국어를 사랑하는 운동이 확산되려면 외국어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는 것도 위정자들이 고려해 보아야 한다.셰익스피어가 영국의 모국어 위상을 높였다.괴테가 독일의 모국어 위상을 높였다.모름지기 한국의 시인들도 우리의 모국어를 사랑하고 세계에 드러내려면 외래어에 잠식되어 묻혀있는 언어를 되찾아야 한다.모국어는 한국인의 얼이다.우리말을 우리가 사용하지 않으면 누가 사용하겠는가.

작고 시인들이 우리말을 새로 빚어냈듯이 오늘의 시인들도 아름답고 품위 있는 말을 만들어내어 한국의 언어를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나가면 그것이 곧 애국하는 길이다.언론에서도 신문 독자들이 읽어서 이해할 수 없는 외래어 남용을 금지해야 한다.신문 독자층은 다양하다.생소한 외래어로 독자를 우롱하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신문은 말 그대로 새로운 소식이다.소통되지 않는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신문 독자가 늘어날 것이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