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국토 정중앙” 관광가치 무한대 선점경쟁 치열
기준점따라 정중앙 해석 분분
충주, 신라 중원상징 ‘중앙탑’
연천군, ‘중부원점공원’ 추진
정동방·정서방·정남방 지역 해돋이·해넘이 명소로 인기
지자체 극점 관광명소화 분주

한 나라의 정중앙이 어디냐는 것은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엇갈린다.우리나라 자치단체들은 각각의 기준과 근거로 자신들이 ‘국토 정중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이처럼 자치단체들이 ‘국토 정중앙’을 선점하려는 것은 관광자원으로 무한한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 지자체마다 국토정중앙 주장

양구군은 헌법3조의 영토조항(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을 근거로 극동(울릉군 독도 동단 동경 131도52분20초),극서(평북 용천군 마안도 동경 124도11분45초),극남(제주도 마라도 남단 북위 33도 06분40초),극북(함북 온성군 유포진 북단 북위 43도00분35초) 등 우리나라 4극 지점을 기준으로 하면 도촌리 산 48번지가 국토정중앙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중앙점에 휘모리 상징 조형물을 세우고 국토정중앙천문대를 건립했으며 지난 2008년부터 국토정중앙을 의미하는 배꼽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연천군은 지적법 33조 지적측량 좌표원점에 따른 중부원점이 북위 38도선과 동경 127도선의 교차점인 전곡읍 마포리 일대이기 때문에 국토 정중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수년전부터 이곳에서 ‘중부원점 테마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

중원으로 불리고 있는 충주역시 ‘국토 정중앙’을 논할때 역사적으로 빠질수 없는 지역이다.충주(忠州)의 한문은 ‘나라 중심에 있는 고을’을 뜻한다.이때문에 삼국시대에는 지리적 요충지로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이 치열하게 각축을 벌였다.이곳에는 고구려가 세운 중원고구려비와 신라가 건립한 중원탑평리 7층석탑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충주시 가금면 탑평리 남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곳에 세워진 국보 제6호 중원탑평리 7층석탑은 충주가 신라시대 중원이었음을 상징하는 곳이다.충주 사람들은 이 탑을 ‘중앙탑’이라 부른다.통일신라 시대 원성왕이 국토의 중앙을 표시하려고 보폭이 같은 사람을 남과 북에서 동시에 3번 출발시켜 만난 자리에 탑을 세웠다는 것이다.

길경택 충주박물관장은 “충주지역은 신라 시대부터 1000년이상 중원으로 불리고 있고 1023년 주민들이 만든 석탑에 중주(中州)라는 표기를 할 정도로‘가운데 고장’이라는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지역주민들은 국토 정중앙이라는 의미를 지리적으로 보기보다 1000년 이상 내려온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극점

서울 광화문에 가면 세종로 교보문고 반대편 좌석버스 정류장 근처에 ‘도로원표(道路元標)’가 있다.이곳에는 한국의 정동방 정동진,정서방 인천,정남방 전라도 장흥,정북방 청강진이란 기록을 새겨 놓은 석물이 있다.

이 가운데 정동진은 관광자원화 된 곳의 원조격이라 할수 있다.‘궁궐(경복궁)이 있는 한양에서 정동쪽에 있는 바닷가’란 의미를 지닌 정동진은 지난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 방영이후 관광명소가 됐다.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후 정동진에는 세종대왕때 만든 앙부일구를 본 뜬 세계 최대의 모래시계가 세워졌다.인근에는 선크루즈 호텔과 조각공원이 들어섰고 최근에는 바다부채길이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정동진이 해돋이 관광명소가 되자 인천시 서구는 지난 2011년 서해바다와 만나는 경인아라뱃길 경인항 인천터미널을 정동진과 대치되는 정서진(正西津)으로 지정하고 표지석과 상징 조형물을 설치했다.정서진은 인천관광공사가 선정한 해넘이 명소 3곳 중 하나로 지정될 정도로 명소가 됐으며 낙조를 테마로 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나와 있고 매년 ‘정서진 해넘이 축제’를 열고 있다.

하지만 충남 태안군은 이미 지난 2005년 만리포지역을 정서진으로 지정하고 축제도 열고 있다.태안군은 남북한을 합한 한반도의 중심이 충북 중원이며 중원을 기점으로 한 정서진은 태안이 가장 적합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광화문으로부터 정남진은 전남 장흥 관산읍 신동리 518-15번지다.2010 ‘정남진(正南津)의 고장’을 홍보 포인트로 정한 장흥군은 정남향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 전망대를 건설했다.지하 1층,지상 10층 규모로 46m에 달하는 정남진 전망대는 대륙과 해양이 조화롭게 교차하는 희망를 나타내는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정남진을 지역 브랜드화하고 있는 장흥군은 전망대와 함께 물축제,토요 시장 등을 문화관광 콘텐츠로 육성하고 있다. 진종인·안영옥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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