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개방시킬 가능성이 별로 없다’,‘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심하고 자존심이 강하다’,‘전형적인 독재자의 형질을 갖고 있어 김정일 보다 더한 독재자가 될 확률이 높다’,‘뭔가를 보여줘야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7년전인 2010년 9월 북한 김정은에 대한 외신들의 대체적인 평가다.그러나 당시 북한매체는 “청년대장 김정은대장동지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지와 경애하는 어머니의 혁명적 교양과 영향을 받아 선군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로서의 품격과 자질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당시 여러 후계자 가운데 한 명에 불과했던 김정은.그러나 지금 그는 북한의 최고 권력자다.후계 구도를 형성했던 김정남은 독살됐고,김경희(고모) 김정철(둘째 형)은 존재감이 전혀 없다.권력을 잡은 뒤 그가 보여준 모습은 7년전 외신이 평가한 그대로다.6차례에 걸친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간다.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는 아무런 효과가 없다.북한 주민들에겐 ‘선군혁명 위업의 위대한 계승자’로 부각되고.

일각에서는 그를 정신 분열증(조현병) 환자로 폄훼한다.국제사회가 자신을 감시하고 제거하려 한다는 피해망상과 자신이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존재라고 믿는 과대망상적 사고가 김정은에게서 엿보인다는 것.장성택 총살 등 폭압적 통치행태도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병증의 결과로 분석한다.조현병환자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다른 망상을 만들어내는 특징을 갖는다.그 망상은 기괴하거나 비합리적인 내용이 대부분으로 환자 본인은 심한 강박증에 시달리기도.

김정은이 실제로 조현병을 앓고 있거나 북한사회 전체가 조현병에 감염(?)되었다면 어찌 될까.끔찍하게도 북한은 정상이라고 보기 어려운 나라다.이런 상황에서 주한 미 제2사단 수석 전쟁기획참모를 지낸 폴 잉링 예비역 중령의 제안이 눈길을 끈다.그는 “김정은의 내부 쿠데타 불안망상증을 악화시키면 전쟁을 하지 않고도 김정은체제를 해체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수백만 명을 희생시킬 수 있는 전쟁과 효과가 의심되는 제재와 협상을 ‘나쁜 해법들’이라고 규정한 그의 ‘신 손자병법’인 셈이다. ‘피해망상의 나라’에 사는 김정은이 들으면 기절초풍하겠지만….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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