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가기 좋은 날
콘크리트벽에 지친 일상 벗어나
직접 펼치는 하룻밤의 보금자리
별빛달빛 조명삼아 즐기는 캠핑

▲ 정선 동강전망자연휴양림캠핑장
▲ 정선 동강전망자연휴양림캠핑장
계절이 주는 변화를 느끼고 싶을 때 캠핑을 떠난다.더위가 가시고 추위가 밀려들기 직전인 요즘 최소한의 짐을 꾸리고 산,바다,계곡으로 간다.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한낮 따뜻한 햇빛은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한밤중 어스름 어둠은 생각의 깊이를 더해준다.

느릿하고 비릿한 녹색의 공기를 먹지 못해 시들어버린 사람들. 빠르고 편리함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이런 사람들이 불편함을 찾아 단출하게 집을 나선다.빡빡하고 복잡한 일상 사이에서 생활하다 보면 늘 그리운 녹색의 맑은 공기와 향기를 찾아서….

적당히 햇빛을 막아주고 적당히 하늘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친다.멀리 바다가 보이는 송림 사이도 좋다.누구나 내가 살 집을 내 손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꿈이 있다.텐트를 치고 고정시키며 그 꿈을 실현한다.그곳이 내손으로 만든 우리의 하룻밤 보금자리다.얼기설기 엉켜있는 전깃줄과 어울리지 않는 형형색색의 각종 간판들을 떠나보니 자연스러운 푸르름들이 마음을 안정시킨다.

버튼만 누르면 되는 인덕션이 아니라 조금은 불편한 가스버너에 코펠을 올리고 그 어느 때보다 정성스레 한끼 식사를 만든다.발갛게 익어가는 숯불 위 바비큐는 캠핑의 필수다.

캠핑은 해가 진 후 더욱 매력적이다.해가 지면 나무와 나무 친구들이 만든 숲은 별빛과 달빛을 머금고 세상 그 어느 조명보다 완벽한 조명이 돼준다.어둠 속에서 발하는 약한 빛은 경건하기까지 하다.

도란도란 둘러앉은 작은 간이의자는 어떤 안락의자 부럽지 않다.규칙적인듯 불규칙한 풀벌레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복잡했던 머리를 비운다.숲의 공기를 마시며 함께한 가족,친구 혹은 연인과의 긴 대화보다 긴 들숨으로 서로를 위로한다.별이 지고 이슬이 내려앉는 소리마저 들릴 것같은 텐트 안에서의 새벽이면 잠에서 덜 깬 탓인지 옅게 드리운 안개가 꽤나 몽환적이다.코펠에 끓인 뜨거운 차 한잔과 함께 일상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머릿속을 정리하고 스스로를 북돋운다.

자발적 불편함을 찾아나가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그럴 땐 짧게 생각하고 빠르게 행동하자.분명 캠핑은 불편하고 어렵지만 되레 일상의 난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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