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든 국가든 모든 이해관계를 공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자신의 입장만 내세우고 이익에 집착하면 공존하기 어렵다.다른 점을 인정하고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이것이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정신이다.당장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부분을 뒤로 미뤄두고 우선 정서와 이익을 공유하는 부분을 넓혀나가야 한다는 의미다.이것이 크든 작든 공동체를 유지·존속해나가는 기본원리가 될 것이다.

1955년 중국 저우언라이(周恩來) 부주석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반둥(Bandung)회의에서 처음 사용하면서 외교 용어로 통용된다.국가 간에는 예외 없이 다양한 이해관계가 중첩돼 있게 마련이다.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양보할 수 없는 문제가 있는가 하면 이익을 공유하는 사안 또한 적지 않다.이럴 때 너무 한 가지 문제에만 매몰되다보면 전체 국면을 그르치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도 얼마 전 샤먼(廈門)에서 열린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인도,남아공 5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브릭스(BRICs)회의에서 이 말을 썼다.브릭스 5개국이 상호 평등과 상이한 발전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정치적 신뢰증진을 위한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중국이 회원국인 인도와 국경문제를 놓고 무력충돌 일보직전까지 갔던 시점이라 한층 각별하게 들린다.

국경문제는 양국 모두에게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잠시 뒤로 미뤄 두고 일단 손을 잡았던 것이다.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국과 중국 관계도 경제와 안보의 가치가 상충한다.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제1 교역국이지만,안보의 문제가 부각되면 전선은 달라진다.이런 모순된 기반위에 서 있는 것이 양국 관계의 현실이자 고민이다.북한의 6차 핵실험은 이런 한반도의 실존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북한 참여와 주변국의 동참이 내년 2월 평창올림픽 최대 변수다.최근 한반도 정세는 이런 기대에 암운을 드리운다.이런 가운데 한·중·일 3국의 문화프로그램이 잇달아 추진된다.지난 5일 서울에서 3국 사진전이 열렸고,오는 14일 평창에서 한·중·일 시인축제가 열린다.일본은 2020년 하계올림픽,중국은 2022년 동계올림픽을 치른다.세 나라의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을 키워나가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김상수 논설실장 ssoo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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