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였다. 한 건물에 외국학생을 위한 사무실과 장애학생을 위한 사무실이 함께 있었다. 영어가 세컨 랭귀지인 유학생들이 업무를 보려면 이곳을 거쳐야하는데 나는 그때 육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만 장애인이 아니고 영어가 어려운 우리들도 장애인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이 건물은 장애인을 위한 건물이라는 내 친구의 말에 언뜻 든 생각이었지만 웃픈(웃기고도 슬픈)장애인 정의에 고개 끄덕였던 기억이 난다.

누구나 완벽하게 불완전한데 누가 누구를 장애인이라고 단죄 할것인 지 참으로 얄팍한 우리들이다.장애인은 신체적 정신적 결함으로 생활에 제약을 받는 사람이다. 드러나지 않을 뿐 감성적 인격적으로 부족한 우리 모두 또한 넓은 범주의 장애인일 수 있다. 어쩌면 육제적 장애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은 장애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해 장애인을 무시하는, 도저히 인간으로서 맞지않는 생각을 품고사는 사람들의 잠재적 장애일지 모른다.

가정환경이 나뻐 늘 지저분했던 소년 앤디를 그 반 아이들은 좋아하면서도 괴롭혔다. 앤디는 그들 사이에 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 친구들의 괴롭힘을 잘 감내했다. 함께 놀기로 되어있던 어느 주말 앤디는 친구들로 부터 ‘앤디, 우린 널 더 이상 원치않아’라는 폭탄선언을 들었다. 눈물을 글썽이던 앤디는 그 날 이후 종적을 감췄다. 이 글을 쓴 앤디 친구는 ‘우리는 순진한 한 인간을 장애인 취급하며 파괴했다.끔찍한 잘못이었다. 지난 30년 동안 내 양심은 불행한 처지의 사람들 얼굴에 앤디의 얼굴을 겹쳐지게했다’고 고백한다. 책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글로 태생적인 결손을 조롱하면 그 회한이 얼마나 깊게 오래가는 지를 보여준다.

최근 장애아 학부모들이 학교설립만은 허락해달라며 인근주민에게 무릎끓었다. 책 ‘작은 목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은 인생을 풍요롭게 가꾸려면 ‘일상 속에서 아름다움을 깨닫는 마음’과 ‘남의 처지를 동정해서 작은 힘이지만 기꺼이 빌려주는 마음’의 두 가지 마음을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장애인을 얼마만큼 보듬고 배려하는지는 그 국가와 국민의 성숙도와 비례한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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