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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세

강병로 2017년 09월 14일 목요일
고향생각이 부쩍 잦아지는 계절,이백의 ‘정야사(靜夜思)’가 입가에 맴돈다.‘상전명월광(床前明月光)/의시지상상(疑是地上霜)/거두망산월(擧頭望山月)/저두사고향(低頭思故鄕)’.‘침대 머리맡으로 흘러든 밝은 달빛/땅에 서리가 내렸나 했네/고개를 들어 산에 걸린 달을 바라보고/고개 숙여 고향을 생각하네’.짧지만 머리가 절로 숙여지는 시다.두보의 객야(客夜)의 구절도 이에 못지않다.‘노처서수지(老妻書數紙)/응실미귀정(應悉未歸情).‘늙은 아내가 보낸 몇 장의 편지에는/(고향에)돌아가지 못하는 내 뜻을 다 안다고 적었네’.

고향은 이처럼 애틋하고 간절하다.객지생활이 고달프고 힘들수록 더 달려가고 싶은 곳.오죽하면 향수병이 다 생겼을까.교통과 통신이 발달하고 SNS를 통해 고향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요즘도 귀향본능은 사그라지지 않는다.객지에 정착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하는 일 또한 ‘고향사람 찾기’.시·군민회와 향우회 등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번성하는 이유다.정지용 시인은 ‘향수’에서 ‘그 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라고 노래했다.그 곳, ‘고향’을 DNA로 인식한 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이 지자체 사이의 재정 불균형을 없애는 방안으로 고향세 도입을 약속하고,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국회에는 이미 2건의 관련 법안이 계류됐다.타지역에 사는 사람이 자신의 고향이나 원하는 지자체를 지정해 기부하고, 세액공제를 받는 고향세(고향사랑 기부제도)는 재정난에 허덕이는 농·어촌 지자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보다 앞서 지난 2008년 ‘후루사토(고향)납세’를 도입한 일본은 답례품 경쟁 등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향세는 출향민이 많은 지역일수록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전북연구원이 최근 고향세 도입과 이에 따른 전망을 예측한 결과,강원도는 연 1096억5000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이탈인구가 268만 명으로 가장 많은 전남은 3248억원,경북 2616억원,전북 1917억원,충남 1465억원 순이었다.반면 서울시 등 수도권과 광역도시는 재정 감소가 불가피하다.그러나 국민정서와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보면 고향세 도입은 순기능이 더 많다는 평가.이번 추석 화젯거리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강병로 논설위원 brkang@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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