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주 前단장, 국고손실·위증 혐의…지원비 빼돌린 전직 직원 포함
민간인 송모씨, 10억대 국정원 지원받고 '피라미드식' 댓글부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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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의 '댓글 공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외곽팀' 운영을 책임진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 등 총 3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외곽팀장 가운데 가장 활발한 '댓글 활동'을 펼친 민간인 송모씨와 외곽팀장 리스트를 허위로 보고하고 중간에 지원금을 빼돌린 전직 국정원 직원의 구속영장도 함께 청구했다.

민간인을 동원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 등 손실, 위증 등의 혐의로 민 전 단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인 2010∼2012년 원 전 원장과 함께 심리전단 산하에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하면서 국가 예산 수십억원을 지급해 온라인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관여 활동을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등 위반 사건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사이버 외곽팀 운영 및 활동이 없었던 것처럼 허위로 증언한 혐의도 있다.

민 전 단장은 2012년 제18대 대선을 앞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게시판 등에 조직적 댓글을 남겨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원 전 원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져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 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이 민 전 단장에게 국고손실 혐의를 적용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원 전 원장도 같은 혐의로 추가 처벌 가능성이 커졌다.

외곽팀장 송모씨는 2009∼2012년 5명 안팎의 하부 외곽팀장을 동원해 국정원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의 활동비를 지급받으며 사이버상 불법 선거운동(선거법 위반) 및 정치관여활동(국정원법 위반)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관계자는 "송씨는 다단계 피라미드 형태로 민간인 외곽팀을 운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직 국정원 직원 문모 씨는 2011년께 심리전단에서 민간인 외곽팀 관리 담당을 하면서 타인의 인적사항을 도용해 마치 외곽팀장으로 활동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고, 그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했다는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외곽팀을 운영했다고 발표하고 두 차례에 걸쳐 외곽팀장 48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은 사이버 외곽팀장들이 원세훈 전 원장의 공범이라고 보고 이들을 추가로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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