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화   (주)문샷필름 CEO·프로듀서
▲ 최정화
(주)문샷필름 CEO·프로듀서
최근 불거진 미성년 학생들의 집단폭행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부산에서 첫 사례로 보도되기는 했지만 사실 이곳저곳에서 봇물 터지듯이 사례가 터져 나오고 있다.이 집단폭행 사건은 몇 가지 특징적인 것들이 있다.가해학생들은 피해학생들이 마음에 안 들어서 폭행을 했다.심지어 그 폭행하는 장면을 찍어 SNS상에 올리고 피해학생을 조롱했다.가해학생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피해학생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상황이 이러다 보니 전 국민적으로 분노가 발생하여 소년법을 철폐하라는 청원까지도 일어나고 있다. 가해학생들이 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과 걸리더라도 소년법의 적용을 받아 경미한 처벌을 받을 것을 미리 알고 저지른 폭행일 것이라는 주장이다.요즘 같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가해학생들뿐 아니라 소위 일진이라고 칭해지는 아이들이 소년법에 대하여 충분히 알아보고 그 법망을 피해나갈 방법을 강구하리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다.시대의 변화에 맞춰 소년법의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사건이 있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직장에 영향력을 행사해 실직을 하게하고,나체 사진에 얼굴을 합성하여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들을 불륜관계인양 SNS에 퍼뜨린 짓을 한 가해자들이 있다.이들 역시 자신들의 잘못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고 피해자들에게 사과는 커녕 어떠한 미안한 감정도 표현하지 않고 있다.이 가해자들은 미성년도 아닌 성인들이다.심지어는 국가 기관인 ‘국가정보원’이다.이들에게 이러한 일을 시켰다는 합리적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는 정권의 관계자들은 ‘지난 일’,‘정치보복’을 운운하면서 오히려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미성년인 가해학생들은 수사가 진행되자 겁을 먹고 사과라도 했지만 이들은 수사가 시작되자 오히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난 궁금하다.왜 저 아이들에겐 법을 개정해서라도 처벌을 해야 한다고 모두들 한 목소리로 외치면서(물론 반드시 처벌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왜 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해당 피해자들의 생계를 빼앗고 사회적 이미지마저도 훼손시켜 삶을 망가뜨린 사람들에겐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까. 내가 보기엔 ‘국정원과 그 뒷배들’의 행동이 여중생 폭행으로 대변되는 요즘 아이들의 그 짓 보다 훨씬 더 심각한데 말이다.요즘 아이들이 겁 없이 저런 행동을 저지르고 다니는 것도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서 배운 것 아닐까?

뭘 해도 걸리지 않으면 되고,걸리더라도 경미한 처벌로 끝나버리는 정권의 민낯을 너무 많이 봐 온 것은 아닐까? 지난 일 년 동안 밝혀내고 처리됐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과연 아이들에게 할 말이 있을까?

요즘도 그들은 ‘보수’를 외치며 북핵의 위협과 종북좌파를 앞세우며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하지만 정작 이 땅의 안보와 안정을 위해선 과연 무엇을 하고 있나 묻고 싶다.국어사전이 정의하는 ‘보수’는 “보전하여 지킴,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이다.도대체 그들이 어떤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고 있는가? 블랙리스트로 사람들 감시하는 것? 들키면 시치미 떼고 적반하장으로 달려드는 것? 하긴,우리가 무슨 할 말이 있겠나! 미성년 아이들에겐 단죄를 외치면서 이들에겐 지역구 승리를 안겨주는 우리가 말이다. 촛불의 혁명으로 일궈낸 지난 대선에서도 필자의 고향인 강원도에선 18개 선거구 중 10곳에서 국정농단의 주역 정당인 자유한국당 후보가 일등을 했으니까.문재인 정부가 옳다는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난 간절히 묻고 싶을 뿐이다. 스스로를 보수라고 자처하는 국민들에게. “당신들이 생각하는 보수란 과연 무엇입니까?”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