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방위, 91세 노모 봉양 효자
이소방사, 내년 결혼앞둔 예비신랑

“내년에 결혼하기로 약속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다니 믿기지가 않아요.”

17일 새벽 강릉시 강문동 석란정 화재 진압 중에 숨진 소방관 2명의 애달픈 사연이 다시 한번 주변사람들을 눈물짓게 하고 있다.강릉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의 합동분향소는 눈물바다가 됐다.유족들은 갑작스런 비보를 믿을 수 없다는듯 멍하니 주저앉아있거나 오열했다.이호현(28) 소방사는 강원도립대 소방환경방재과를 졸업하고 지난 1월에 임용된 새내기 소방관 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소방사의 동갑내기 여자친구 A(28)씨는 “어젯밤에 화재 진압을 하고 오겠다고 하기에 새벽 1시까지 연락을 기다렸다가 잘 들어왔다는 통화를 하고 잤는데 새벽에 또 나갔던 것은 몰랐다”며 “오늘이 데이트하는 날이라 통화하면서 내가 ‘빨리 보고싶다’고 하니까 ‘일 끝나고 아침 일찍 데리러 가겠다’고 했었는데…”라고 말을 잇지 못한채 눈물을 쏟아냈다.두 사람은 내년에 화촉을 밝힐 예정이었다.이영욱(60) 소방위는 퇴임을 1년 앞둔 베테랑 소방관이었다.이 소방위는 특히 아내와 함께 91세의 노모를 모시고 살던 효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그의 빈자리가 더욱 커 보인다.이 소방위의 아들 B(36)씨는 “아버지는 인자하고 유쾌하신 분이셨다”며 “꼭 내 아버지여서가 아니라 정말로 좋으신 분이셨다”고 회상했다.박흥목 강릉소방서 방호구조과장은 “항상 궂은일에 앞장서고,동료애가 남달랐던 천상 소방관”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서영 arachi21@kado.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