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원인 철저 규명과 구조대원 안전문제 다시 생각해야

지난 17일 강릉에서 일어난 석란정(石蘭亭) 화재사고는 많은 안타까움을 던져준다.강릉시 강문동에 위치한 이 정자의 화재를 진압하던 중 2명의 소방관이 희생됐다.경포 119안전센터 이영욱(60) 소방위와 이호현(28) 소방사가 무너져 내린 건물잔해에 매몰돼 숨을 거둔 것이다.이번 화재는 전날 밤 9시45분쯤 불이 나 일단 진화됐으나 다음날 새벽 3시52분 재 발화돼 소방관들이 2차 진화에 나섰다가 화를 당했다.소방관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각종 재난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들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 매진하는 의인들이다.

유사한 사고가 날 때마다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과 턱없이 부족한 근무환경이 모두를 낯 뜨겁게 만든다.이 엄청난 책무를 부과하면서 과연 국가와 국민이 합당한 지원과 존경을 보내고 있는가.이런 물음에 우리사회는 여전히 분명한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이번 사고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두 분의 희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애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이낙연 국무총리도 SNS를 통해 두 분의 명복을 빌고 최대한 예우를 약속했다.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어제 화재 현장을 돌아보고 두 분의 희생이 국가의 빚이라며 개선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이런 헌사는 유사한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상황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이번 화재로 숨진 이영욱 소방위는 정년을 불과 1년 앞둔 베테랑이고 이호현 소방사는 임용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라고 한다.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새삼 소방관들의 근무환경과 아울러 과연 이들의 죽음이 불가피했는지에 대해 짚어보게 된다.이들의 희생이 개인의 불행이고 유가족만의 아픔일 수 없다.참사를 지켜보는 온 국민이 예외 없이 같은 마음일 것이다.재난 현장에서 한 사람의 목숨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것이 이들이다.

그러나 이번 화재는 일차 진화 후 재 발화 돼 적어도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것도 아니었다.좀 더 화재현장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와 이를 바탕으로한 적절한 판단이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이 남는다.철저한 원인규명이 있어야 하고 시설물에 대한 안전관리·화재 현장에 대한 지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살펴봐야 한다.소방관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참사 원인을 모두 처우문제로 돌려서는 안 된다.재난 현장의 지도력과 집중력에 문제가 없었는지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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