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한국행 학원 강사로 활동
지난3일 춘천 야산서 숨진채 발견
대사관 신원확인 부모에 시신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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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8년전 새로운 도전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하겠다며 한국에 간다고 했는데…정말 믿기지 않습니다.”

지병인 폐렴으로 파일럿의 꿈을 접고 8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학원 강사와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던 30대 영국인이 최근 춘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춘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9시7분쯤 춘천시 남산면 백양리 굴봉산에서 외국인으로 보이는 P(37)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당시 현장 주변에는 술병과 약봉지가 있었고,유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숨진 P씨의 신원 파악을 위해 지문 감식 등을 벌였으나 외국인인 데다 휴대전화,지갑 등 소지품도 없어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이후 각 대사관에 연락한 끝에 P씨가 영국인이라는 사실을 파악,우여곡절 끝에 영국대사관을 통해 P씨의 부모에게 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뒤늦게 아들이 이역만리 한국에서 사망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를 듣고 황급히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노부부는 지난 21일 오후 춘천에 도착했다.경찰의 안내에 따라 강원대병원 영안실에 도착한 노부부는 한국으로 오면서도 “설마,설마…”하며 믿지 않았던 아들의 주검을 확인해야 했다.이들 부부는 경찰에 “평소 지병인 폐렴으로 그렇게 바랬고 준비했던 파일럿의 꿈을 접어야했다.많은 고민 끝에 8년 전에 낯설지만 새로운 세상에 도전하겠다며 한국으로 간다고 떠났고 그동안 잘 지낸다고 소식을 전해왔다.타국에서 아들이 쓸쓸히 죽음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한동안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P씨의 시신은 이날 화장을 한 뒤 죽는 순간까지도 그리워했을 노부모의 품에 안겨 영국의 고향 땅에 묻혔다.

경찰관계자는 “희망을 품고 한국에 와서도 건강을 위협하는 지병과 싸워야했고,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안타까워했다. 한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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