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희   한국장애인부모회 강릉시지부장
▲ 김경희
한국장애인부모회 강릉시지부장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은 보편 설계 혹은 보편적 설계라고 번역된다.이는 장애 여부,성별,연령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제품,건축,환경,서비스 등을 보다 편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최근 서울시 강서구가 특수학교 설립 문제로 떠들썩하다.그러나 지금 강원도 동해시의 장애학생 및 학부모들도 특수학교 설립에 따른 어려움을 강서구 만큼이나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1994년부터 강릉오성학교 학부모회 전체 총무를 거쳐 강릉오성학교 학부모회 회장을 역임하면서 민선으로 선출된 3대 한장수 교육감과 현 민병희 교육감님에게 동해·삼척지역 강릉오성학교 등·하교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에 따른 교육의 효과와 건강문제로 인한 애로사항을 역설하며 공약 제안을 했었다.

강원도에는 지적장애학교 사립포함 5개교와 시각1개(사립) 청각1개교가 있다.각 학교마다 장애학생들을 위하여 특성을 살려 졸업 후를 대비한 교과가 운영되고 있다.지적장애학교인 원주청원학교의 경우 ‘함께 생활하고 굳센의지의 자활인’이 교육목표이고,강릉오성학교의 경우 ‘자립할 수 있는 올바른 민주시민 양성’,속초청해학교는 ‘사회환경에 적응학고 생활하는 사회인 육성’이 목표다.

옛 남호초교 부지에 건립될 가칭 동해특수학교는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을 꿈꾼다’는 운영관 아래 몇 년 동안 추진해왔으나 주민들의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 그리고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이유로 난항을 겪고 있다.

학교가 설립되면 주민들의 문화·복지환경이 좋아질 것이고 특히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인해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있으니,장애자녀를 장육하는 부모에서는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좋을텐데’라는 안타까움이 있다.

최근 동해지역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부곡동주민들과 원주청원학교 강릉오성학교를 방문했다.학교건립을 반대하는 부곡동주민들의 염려는 알고 있다.발달장애를 가진 학생들을 전염병환자 혹은 조현병환자로 치부하고 있거나 집값 땅값이 떨어지면 어쩌나 라는 우려 때문이다.이는 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인식부족에서 오는 현상이므로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들은 무조건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에 고스란히 상처받아 가슴이 수없이 무너지고 먹먹하다. 발달장애는 질병이 아니다.또 정신병동에 입원을 요구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발달장애는 의무교육인 특수교육대상자로서 15년 교육과정을 모두 받고 난 후 사회의 구성원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다.다만,발달장애는 비장애인과 조금 특성이 다를 뿐이고 사회가 장애라는 이유로 차별과 편견이 없는 차이를 인정해주기를 바라는 그런 장애이다.발달장애 학생들도 보편적 설계안에서 교육을 받고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유니버셜 디자인처럼 교육받을 권리와 기회가 주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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