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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결혼 병행안되면 일 선택… 여성 부담이 너무 커”

비혼·비출산 2030세대에게 들어보니
직장 내·사회 분위기에 압박감
회사생활 집중 임신 엄두 못내
경제적·신체적 희생부분 많아

최유란 webmaster@kado.net 2017년 09월 27일 수요일
2030세대는 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할까.여성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비혼율이 증가한다는 인식이 여전히 우리사회에 팽배하다.이 같은 선입견은 전통적인 성차별적인 요소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전문가들은 2030세대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고 포기하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2030세대의 이야기를 통해 저출산의 해법을 모색해 본다.

>>> 나는 왜 비혼을 선택했나.

“누군가의 아내나 엄마로만 남고 싶지는 않아요.”

4년차 직장인 정은하(가명·31·평창)씨는 2년 전 결혼한 동료 A씨가 직장을 사직하는 모습을 보고 ‘비혼’을 결심했다.정씨와 회사 내 핵심 부서에서 함께 근무하던 A씨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비교적 일이 적은 다른 부서로 전근을 신청했고,지난해 출산한 후에는 사직서를 제출했다.정씨는 “일과 경력에 대한 욕심이 많은 동료였기에 큰 충격을 받았다”며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힘들 거란 생각은 어렴풋이 했지만 사직한 동료를 보면서 실제로 체감하게 됐다”고 말했다.여성은 결혼을 하면 당연히 일보다 가정생활을 우선시할 거라는 사내 분위기도 정씨에게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정씨는 “A의 부서 전근은 본인도 어느정도 원했지만 결혼한 여성은 일에 100% 전념하지 않을 거라는 직장 상사의 가치관도 반영된 결과”라며 “결혼은 곧 내가 이때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무너뜨리는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그는 “과거에 비해 사회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집안일과 육아는 온전히 여성의 몫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일과 결혼생활을 병행할 수 없다면 결혼을 하지 않고 일을 즐기며 내 영역에서 입지를 쌓고 싶다”고 말했다.

>>> 내가 출산을 포기한 이유는….

“아직 출산과 육아를 위한 여성의 부담이 너무 큰 것 같아요.”

올해로 결혼 7년 차인 김수정(가명·37·강릉)씨 부부는 얼마 전 출산을 포기하고 ‘딩크족’의 길로 들어서기로 결정했다.

시작은 김씨의 회사 생활 때문이었다.김씨는 “우리 부부도 아이 욕심이 많은 편이었지만 당시 다니던 회사가 일이 많고 야근도 잦아 임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회상했다.김씨 부부는 3년 정도 후에 아이를 갖자고 다짐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김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도 가계 수입의 대부분이 들어가더라”며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어느새 ‘노산’을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된 점도 출산 포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김씨 부부의 ‘딩크족’ 선언에 주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생각보다 많은 가족과 친구들이 “부부의 행복을 위해 결정했다면 요즘 시대에는 아이 없이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격려해줬지만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특히 김씨 부부의 부모의 경우 “손주를 보고싶다”며 여전히 부부의 임신을 기대하고 있다.김씨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아이를 낳아야한다는 의무감도 든다.그러나 현재 우리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직장은 물론 경제적·신체적으로 희생해야 할 부분이 많다.여성은 더더욱 그렇다”며 “아이 출산시 육아와 주거환경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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