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불안 국면 리더십 위기·사고 빈발로 국민 불신 자초

지난 26일 최전방 철원에서 한 사병이 느닷없이 날아든 총탄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났다.이날 오후4시10분쯤 A(22) 사병이 동송읍 금악산 일대에서 부대원 20여 명과 함께 진지공사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중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이 사병은 사고 직후 군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으나 1시간여 만에 숨을 거뒀다.큰 위험이 수반되는 작전 중이었던 것도 아니고 진지작업 후 복귀과정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군 당국은 일단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든 도비탄(跳飛彈)에 의한 사고로 추정된다고 밝혔다.인근 사격장에서 날아든 유탄에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얘기다.당시 사고지점과 400여m 떨어진 곳에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진다.군 당국은 당시 사격 훈련 인원의 모든 총기를 회수하고 숨진 병사의 몸에서 빼낸 탄도를 정밀 감정할 것이라고 한다.그러나 사격훈련이 진행 중인 시간에 왜 아무런 통제 없이 20여 명의 병력이 위험구간을 통과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격훈련이 예정됐다면 당연히 인접부대에 통보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상식이다.보다 철저한 안전관리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이런 정도의 의사소통도 없이 군이 작전을 수행했다는 것을 상식 밖의 일이다.이 때문에 세간에는 북한 측의 소행이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온다고 한다.도비탄 피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사망사고에 까지 이르는 경우가 희박하다는 점 때문에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뜩이나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북미간의 극한대치가 한반도의 정세를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이다.이런 때일수록 군이 중심을 잡고 소임을 다해야 한다.그래야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하는 것은 물론 더 큰 혼란을 막을 수 있다.군은 이번 사고의 원인 철저히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의문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지난 8월에도 철원의 한 육군부대에서 K-9 자주포 화재 사고로 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이런 식의 사고는 안타깝고 실망스럽다.이런 사고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전력손실을 가져온다.군은 유사시 몸을 던져 임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일차적으로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스스로를 지키지 못하는 군이 강한 군대가 될 수없다.최근 안보 위기 속에서 빈발하는 군 내부의 사고의 원인이 없지 않을 것이다.작금 군 지휘라인의 공백과 기강 해이를 우려하게 된다.이번 사고에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처리하고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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