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구멍에 차곡차곡 시 쌓아”

저녁밥을 지으면서 친정엄마를 떠올렸다.털곰팡이균의 침범으로 한쪽 눈을 도려내고 다시 유아기로 넘어오신 엄마.얼굴에 작은 우물 하나 품고 사시는 당신.

그때부터 내 가슴에도 동그란 구멍하나 생겼다.무언가를 채우려고 할수록 자꾸만 깊어지는 구멍,허기진 그곳에 시들을 차곡차곡 쟁여 놓았다.엄마에게 도착하는 내 언어는 언제나 핑계들로 가득했다.이제 그 변명들을 한소쿠리 담아 엄마의 식탁에 올려 드리고 싶다.부족한 시를 뽑아주신 정현종,이상국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낮은 자세로 열심히 쓰겠다.뼈를 열고 활짝 쏟아부어 가르쳐주신 박종현 스승님,시우님들에게도 감사드린다.시어머니 김삼순여사,친정식구들,남편 이용석,착한곰 이영준,예쁜딸 이지안.부족한 한 여자를 보듬어주어 감사인사를 전한다.

안광숙(사진)=1971년 경남 산청 출생 △경남과기대 평생교육원 시창작반 수료 △형평문학제 백일장·개천문학제 백일장 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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