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화된 폭력 보여준 솜씨 뛰어나”

▲ 전상국(사진 왼쪽)·오정희 소설가가 소설 부문 본심을 하고 있다.
▲ 전상국(사진 왼쪽)·오정희 소설가가 소설 부문 본심을 하고 있다.
본심 21편의 작품들은 다루는 소재의 폭이 넓고 다각적인 문제의식들을 보이고 있어 선자로서 다채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즐거운 독서가 됐다.

대체로 작품수준이 고르고 안정되어 있다는 것도 올 응모작들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그중 주목해 읽은 작품은 ‘박카스’ ‘겹’ ‘충돈’ ‘노래를 불러줘’ ‘에덴의 음성’ 등 5편이었다.

‘박카스’는 고령화 사회의 그늘,대책없는 빈곤과 외로움을 충실한 관찰과 따뜻한 시선을 견지하며 잘 그리고 있다.‘겹’은 고립되어 있으나 보호받지 못하는,삭막한 현대인들의 삶을 감시와 관음증이라는 메타포를 사용하여 형상화하는데 성공하고 있다.‘충돈’은 이 시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시니컬하게 그리고 있다.

‘노래를 불러줘’는 깊은 상처를 지닌 가족 구성원들이 그 상처를 서로 보듬으며 치유해가는 과정을 잔잔하고 따뜻한 문체로 이끌어간 수작이다.

‘에덴의 음성’은 짧은 면접의 시간과 공간이라는 단순한 프레임 안에서 우리의 현실과 사회의 모습,내면화된 폭력 들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노래를 불러줘’의 유연하고 차분한 흐름에 대한 미련도 있었으나 뛰어난 가독성과 시의성,암울한 현실을 그리되 시종 잃지 않는 건강한 시선을 높이 사 ‘에덴의 음성’을 수상작으로 결정하였다.



◇본심 심사위원=전상국·오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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