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형발 씨(74·춘천 강원명진학교 근처에서 46년간 슈퍼마켓 운영)
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 대견
장애 극복 모습에 희망·위로 느껴

-특수학교 근처에서 50년 가까이 살았는데,혐오시설로 느껴지는지.

“1971년부터 현재까지 46년간 강원명진학교 근처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지만 불편을 겪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학생들이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건 없다.학교에서 학생들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교육한다.보행을 위한 지팡이 집는 법, 물건 사는 법 등 교사들이 하나하나 세세하게 가르친다.학생들이 눈만 안보일 뿐이지 일반사람하고 똑같다.오히려 시각장애 학생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지자체에서 보도블록을 자주 교체해주는 것 같다고 느낄 정도다.왜들 혐오시설이라고 보는 지 모르겠다.”

-특수학교와 장애학생들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내가 어릴 땐 장애인들을 집에서 숨기느라 바빴지 장애인을 위한 교육시설이 없었다.사회에서 낙오될 수 있는 장애학생들이 특수학교에서 직업교육을 통해 스스로의 미래를 개척하고 어엿한 사회인이 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대견할 수 없다.한번은 전맹인 학생이 침술원을 차리고 같은 장애인과 결혼해 인사를 하러 찾아왔더라.눈이 안보이지만 목소리로 나를 알아보고 인사하는데 너무 흐뭇했다.요즘 비장애인들 중 얼마나 이런 착한 심성을 갖고 있겠나 싶다.”

-특수학교 건립 문제로 강원도는 물론 전국이 시끄럽다.

“내 자식이 장애가 있다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특수학교가 근처에 생기면서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더 많다는 생각을 왜 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나는 40여년간 그렇게 느끼며 살았다.주민들이 특수학교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해서 반대하는 게 아닐까 싶다.수십 년간 근처에 거주하면서 학생들이 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됐다.장애를 극복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삶의 희망과 위로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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