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국민의 80% 이상이 화장을 택할 정도로 장묘 문화가 변화되어 대부분 골분을 봉안당에 안치하고 있다.경작지가 부족한 현실에서 매장을 고수할 이유는 없다.그러나 주변 야산에는 여전히 새로 설치된 묘지들이 경관을 해치고 있다.근래에는 산재되어 있는 선묘들도 한 곳으로 이장하여 관리의 편의를 도모하는 경향이 있다.수목장이나 자연장이라도 자손들이 성묘 시기에 얼마나 계속 찾아갈 수 있을지 확실치 않고 시일이 지남에 따라 지역 개발로 형질 변경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선묘 관리는 자손으로서 기꺼이 해야 할 도리이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애써 선묘를 찾지 않는다면 먼 조상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게 될 것도 같다.직접 찾지 않아도 마음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형식이 없으면 내용도 약화되기 마련이다.전통적인 가족 가치관의 변화와 출산율 저하도 선묘관리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앞으로 자치단체에서 공설 묘역을 증설하여 주민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시도가 적극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인근에 혐오시설의 설치를 기피하는 주민들이 있지만 그들 자신도 머지않아 수혜 대상이 된다.이와 같은 시설 조성은 산재되어 있는 묘지를 정리하여 자연경관 훼손을 방지하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차 많은 후손들의 선묘 관리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은 분명하다.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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