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재은   한림대 교수
▲ 석재은
한림대 교수
연금은 노후의 중요한 소득원(所得源)이다.한국에서도 점차 그렇게 돼가고 있다.2017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고령자 가구 생활비를 본인 및 배우자가 마련하는 경우가 58.5%이고,이 중에서 연금 등을 주소득원으로 하는 경우가 34.1%에 달하고 있다.중하위 70% 노령층에게 20만원 수준이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1인 1연금 실현과 빈곤감소 및 젠더불평등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2016년 국민연금통계에 따르면,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267만명으로 노령인구 중 39.1%이다.아직 60% 이상 노령인구가 국민연금 혜택에서 배제돼 있지만,2008년 노령인구 연금수급율이 21.9%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7.2%p 증가다.그러나 급여수준은 아직 많이 낮다.노령연금 평균급여수준이 36만 8천원으로, 실질소득대체율은 16.9%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이 제도적으로 설정한 급여율보다 낮은 가장 큰 원인은 첫째,제도도입 초기 가입기간 5년을 충족하면 지급해 온 특례노령연금수급자가 아직 연금수급자의 43.8%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둘째,일반수급자 경우에도 연금 가입기간이 짧기 때문이다.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특례 사례가 제거된 2017년 신규 연금수급자의 평균 연금가입기간은 약 17년이고,연금급여수준은 52만3000원으로 실질소득대체율은 약 24%에 그치고 있다.이는 제도 급여모형의 40년 가입기간과 거리가 먼 17년이라는 짧은 가입기간 때문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의 전망에 따르면,우리나라 노동시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생애연금가입기간은 27년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노동시장 진입시기가 높은 진학율,군복무 등으로 다른 국가에 비해 10년가량 늦고,불안정한 노동시장과 조기은퇴로 제도모형 연금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가입기간이 짧다는 것은 생애기간 연금제도에 보험료로 납부하는 총연금기여액이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작은 연금기여는 연금급여수준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안정적 노후소득보장을 위협한다.짧은 가입기간은 낮은 보장성뿐만 아니라 연금재정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가입기간이 짧아도 급여기간은 짧아지지 않을 뿐 아니라 평균수명 연장으로 더욱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2015년 기준 65세 기대여명은 20.3년으로 1995년 대비 4.6년 길어졌다.총연금기여액 대비 총연금급여액으로 계산되는 연금수익비는 몇차례 급격한 급여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낮아지지 않고 있다.여전히 2배를 상회하는 수익비를 보이고 있어 기금고갈 시점을 앞당기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높은 노인빈곤율을 고려할 때 연금급여 보장성 확보는 중요한 과제이다.동시에 적절한 연금기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한국의 특수한 생애 경제활동특성과 변화하는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하는 동시에 수명연장에 따른 연금수급기간 증가 등을 고려하여 연금보장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국민연금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연금설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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