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인 교실 조성 가능한 곳, 교사로서 만족도 크다”
-현직,예비 교사들의 강원도 기피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박=“강원도하면 먼 곳,외딴 곳이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된다.서울 출신으로 서울에서 나고 자라 춘천교대에 입학했는데 4학년이 돼서야 강원도에 있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연고도 없고 모르는 사람이 많은 곳,특히 시골에서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이 큰 것 같다.”
△김=“교대생 대부분이 서울,경기,인천 출신이다.연고지에서 시험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많고 춘천에서 실습을 많이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을 접해볼 기회가 적다.막연하게 시골이다,산골이다 라는 생각 때문에 기피하는 것 같다.인프라 문제도 있고 문화생활도 부족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정=“‘강원도=시골’이라고 생각한다.강원도는 관광지,휴양지이지 살 곳이라는 생각을 안한다.임용고시는 평생을 그 지역에서 살아야 하는데 강원도에서 평생 살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큰 것 같다.”
-지난 10여년 간의 교직생활을 돌아본다면 어떤가.
△박=“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꼭 서울로 가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시험을 봤는데 춘천말고는 다른 지역에 대해 너무 몰랐다.인제로 발령을 받았는데 관사도 열악하고 학교문화도 권위적이었다.어딜가나 학부모를 마주쳐야 하는 현실에 당황했다.교실 안에서는 즐거웠는데 그 외 다른 부분에서는 무섭고 힘들었던 경험이 많다.”
△민=“관사는 정말 학교마다,지역마다 다르다.홍천에서 지냈던 관사는 지내는데 어려움이 없었다.강원도는 강원도교육청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을 통해 학교가 변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학교 문화나 제도,정책들이 점점 개선되는게 보이고 특히 이런 부분은 쉽게 되돌아갈 수 있는 게 아니어서 좋은 것 같다.”
-예비 교사들은 어떤 이유에서 강원도를 선택했는가.또 고민이 있다면.
△정=“강원도에서 나고 자랐으니 아이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아무래도 강원도 아이들은 도시 학생들보다 접할 수 있는 문화나 경험이 적은데 이 지역을 잘 알고 있으니 그런 부분을 해소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작은학교 근무는 걱정이다.작은학교는 복식학급도 많은데 학교에 다니면서 복식학급에 대해 공부해본 적이 없다.”
△김=“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교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작은학교에 가면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연고가 없어서 주거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다.어디로 발령을 받을지 몰라 교통상황을 고려해 임용고시가 끝나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계획이다.”
△민=“시골근무만 하는게 아니다.다만 20대,30대 초반까지 배우자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갈 때 시골근무를 걱정한다.강원도에서 근무하면 시골에만 있을 것 처럼 생각하는데 실제로 2년만에 나가는 교사들도 있다.”
△박=“살아보지 않아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시골에서 근무하면서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도 있고 또 관사생활을 하면서 모여사는 재미도 있었다.춘천에 오고 보니 교사로서의 만족도는 사실 시골이 더 크다.교육활동도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고 하고싶었던 교육과정,교실환경을 만든 것도 시골학교였다.”
-현직교사로서 강원교육 당국에 주문할 정책이 있다면.
△민=“교직문화나 정책은 민주적으로 바뀌고 있지만 학교 안에서의 노력은 더 필요하다.서로 소통하고 정책의 취지를 공유하면서 민주적인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박=“과거 권위적이고 강압적이고 서울,경기지역에서는 하지 않는 것들을 여전히 강원도에서는 진행하고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강원도가 앞서 나가는 부분들이 많다.이제는 제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우리 안의 문화로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여자 비율이 많으니 관사 부분은 정말 신경써야 한다.주거환경 때문에 떠난다면 너무 안타깝고 아이들에게도,강원교육 발전에도 손해다.”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가.
△김=“교사가 되면 폐쇄적인 사람이 된다는 말을 들었다.익숙해지고 일상적인 수업을 하게 된다더라.그런 부분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장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정=“행복한 교사가 되고 싶다.개인의 행복이 아니라 아이들이랑 어울리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 되려 한다.지식전달 수업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중심이 되는 수업,학부모와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이는 수업을 만들고 싶다.”
△박=“아이들 곁에서 아이들 덕분에 즐겁게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일과 내 삶이 떨어진 게 아니라 내 삶이 아이들의 삶이고 그 삶이 줄거울 수 있길 꿈꾼다.같은 꿈을 꾸는 교사들과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
△민=“예전에는 우수한 애들을 뽑아 서울로 보내 금의환향하게 만드는 게 교육의 목표였다.하지만 이제는 지금 여기서 얼마나 행복하게 살 사람을 길러내느냐로 전환되고 있다.초등교사 대부분이 춘천교대 출신이라 폐쇄성이 많이 강조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 부분을 소통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정리/오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