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가정성폭력 상담소 엄마랑 인형극단
1100회 공연 누적관객 19만명
재미있게 성교육 실제적 효과
30일부터 ‘말해도 괜찮아’ 공연

▲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은 춘천 엄마랑 인형극단
▲ 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은 춘천 엄마랑 인형극단
아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직접 극단을 꾸린 엄마들이 있다.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부속 엄마랑 인형극단(단장 신영아·이하 엄마랑극단)이 그 주인공.

엄마랑극단은 지난 2002년 5월 성교육 전문 강사 4명이 모여 만든 교육 극단으로,올해로 창단 15주년을 맞았다.그간 도내 18개 시·군은 물론 부산,제주도까지 전국 곳곳을 돌며 무대에 오른 횟수만 1100여회.이들의 교육극을 본 관객은 19만명이 넘는다.

전국에 엄마들이 직접 운영하는 극단은 여럿 있지만 그 중 15년이 넘게 활동을 이어온 곳은 찾기 힘들다.단원 모두가 전문 강사로 구성된 점도 엄마랑극단만의 특색이다.극단 창단 때부터 활동한 이인자 부단장은 “아이들에게 좀 더 효과적이고 실제적인 성교육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해낸 게 인형극이었다”며 “재미있는 인형극으로 교육 효과를 극대화해 우리 아이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육 내용에는 자신 있었지만 공연,특히 인형극에 대한 지식은 전무했기에 처음에는 많은 도움이 필요했다.엄마랑극단은 춘천인형극장 아카데미에 참여해 인형극 제작법을 배우고 지역 내 전문 극단도 수시로 찾아 자문을 구하며 2002년 첫 작품인 성폭력 예방 인형극 ‘미나의 용기’를 무대에 올렸다.딱딱한 강연이 아닌 쉽고 재미있는 인형극을 통한 교육의 반응은 뜨거웠다.

입소문이 나며 학교와 시설 등 여러 단체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오자 엄마랑극단은 아동뿐 아니라 청소년,장애인,노인 등 대상을 대폭 확대해 맞춤형 교육극을 제작하기 시작했다.교육 종류도 성폭력부터 학교폭력,가정폭력,아동학대 예방까지 다채롭게 마련했다.그렇게 지난 15년간 인형극 16편,역할극 3편 등 총 19편의 교육극을 제작한 엄마랑극단은 상황에 따라 적재적소의 공연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으며,2006년에는 공로를 인정받아 강원도 양성평등문화상을 받았다.

▲ 엄마랑 인형극단 공연 모습
▲ 엄마랑 인형극단 공연 모습
15년 동안 극단을 유지하며 우여곡절도 많았다.제작비,교통비 등을 고려하면 경제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다 보니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는 단원들의 많은 희생이 필요했고 단원 교체도 피할 수 없었다.그러나 ‘재미있는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사회를 물려주자’는 엄마랑극단만의 목표를 위해 그간 많은 동료들이 힘을 모아줬고 지금은 신영아 단장과 이인자 부단장,단원 홍명희·이원명·송유정씨가 그 뜻을 이어가고 있다.

엄마랑극단은 시대와 호흡하는 살아있는 교육을 위해 매년 신작을 제작하고 있다.올해는 최근 스마트폰을 통해 청소년 사이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사이버 성폭력 예방 인형극 ‘말해도 괜찮아’를 만들어 3회 선보였으며 오는 30일 오전 11시 춘천 우석초,내달 10일 오전 11시 춘천 금병초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신영아 단장은 “극단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지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으로 단원 모두가 힘을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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