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라   강원대병원 가정의학과장
▲ 고유라
강원대병원 가정의학과장
#사례1= 김모(62)씨는 건강검진에서 췌장암을 다행히 초기에 진단받고 2년전에 수술과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쳤습니다.가벼운 감기로 동네병원을 방문했지만,치료받은 대학병원을 방문하라고 듣습니다.

#사례2= 박모(58·여)씨는 유방암 1기로 4년전 에 치료받고 절제술을 받았습니다.다른 환자분들과 달리 1기였고 항암도 하지 않았는데,이유없이 너무 피곤하고 의욕이 없고 온 몸이 아픕니다.가족들은 1기였는데 왜 아직도 그러냐며 의아해 합니다.

드라마에서 의사가 ‘암입니다’라고 선고하는 장면은 보통 충격적인 배경음악이 따라붙을 만큼,암이라면 사형선고로 받아지던 시절이 있었다.하지만 치료기술의 발전으로 암이 더 이상 사형선고가 아니게 되었고,(실제로 암의 5년 생존율은 모든 암을 종합했을 때 70%가 넘습니다)암 조기검진으로 말미암아 조기에 암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하지만 암은 여전히 치료 후에도 많은 숙제를 남긴다.그러다보니 암 생존자라는 개념이 등장하게 됐다.미국암학회(ACS)의 정의에 따르면 암 생존자(cancer survivor)는 과거에 암으로 치료받았지만 완치돼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다.암 진단 후 치료를 통해 암이 치료된 사람뿐만 아니라 현재 암이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환자,완치 목적이 아니더라도 현재 암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을 모두 의미한다.저는 개인적으로는 생존자라는 표현보다는 ‘암경험자’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이런 암 생존자는 국내에서 120만이 넘어가는데,남의 일인가 했던 암에서 회복됐다는 기쁨도 잠시,암 생존자들은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다.건강에 대한 걱정,재발에 대한 두려움,치료 이후의 호전되지 않는 피로·우울·직업을 잃거나 경제적 어려움 등.궁금한 것은 또 너무 많다.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내가 지금 검사는 제대로 되고 있는건지,주변에서 건강식품을 먹어보라고 하는데 나는 먹어도 되는지,운동은 어떤 것을 하는게 좋은지.하지만 정작 암을 치료해준 종양내과나 외과 주치의 선생님 외래를 방문하면 그런 것을 물어보기에는 외래 시간이 너무 짧은 경우가 허다하다.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에서도 다방면으로 노력중이다.암 생존자를 여러 방면으로 돕기 위한 암생존자 통합지지센터를 시범 시행한 것도 그 일환이다.

강원도에서는 강원대병원암센터가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의 역할을 맡고 강원지역 암경험자의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사회·정서 통합서비스를 시작했다.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팀이 암경험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20분 이상 피로·영양·2차암검진·생활습관·우울·불안·통증에 대해 충분한 상담과 진료를 받으실 수 있는 암동반자 클리닉도 있고,원예요법·요가·테이핑을 비롯한 운동·미술치료 등의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암이라는 단어는 의사에게도,일반인들에게도 참 무겁다.내가 암치료를 받았다는 것도 주변에 알리기도 싫고,잊고 살고만 싶을 수도 있고 아무런 의욕이 없을 수도 있겠다.혼자 겪으면 힘들다.환우회도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있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암경험자분이나 주변에 암을 겪고 피로나 우울· 통증· 건강걱정 등을 겪는 분이 있다면 암생존자지지센터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란다.강원대학교병원 암생존자지지센터 연락처 033-258- 9026,9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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