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환을 누가 쐈는지 밝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총쏜 병사가 자책감 갖고 살아가길 원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철원 총기사고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가 말했다.이재명 성남시장이 형수에게 한 욕설파일이 있다.호기심에 듣다가 중간에 중단할 정도로 욕의 정도가 저급했다.본인은 집안 문제로 화가나서 그랬다고 해명했지만 그런 욕설을 입에 담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다.탈무드는 사람마다 노여움을 푸는 방식이 그 사람을 평가하는 주요 척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타인을 배려하면서 화를 다스린 철원 아버지의 인품은 누구보다 훌륭할거라 짐작한다.

동상이몽이라고 부부간의 생활을 보여주는 관찰방송이 화두에 올랐다.차기 선거를 앞둔 이재명 시장의 출현이 적절하느냐 아니냐가 논쟁이었다.솔직히 나는 이시장이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그가 공인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를 보면 그의 무지막지한 욕이 떠오르면서 악감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폴 슬로빅은 ‘감정 휴리스틱(affect heuristic)‘을 말한다.휴리스틱이란 보통 직관적인 판단,언뜻 떠오르는 생각을 뜻한다.결국 감정 휴리스틱이란 판단이나 선택,의사 결정을 할 때 ‘감정’이 이성보다 더 강한 힘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이재명시장을 보면서 욕이 떠올라 신뢰를 못하는 내 감정도 일종의 감정 휴리스틱이다.강준만은 책 ‘감정독재’에서 사람들이 특정 정치인 혹은 정치집단을 지지안하는 이유가 ‘그냥 마음에 안든다’ 인 것으로 보아 정치적 판단에서도 감정휴리스틱이 크게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결국 정치인의 경우 국민에게 혐오의 감정을 갖게 하는 것은 최고 악수(惡手)인 셈이다.

최근 박전대통령을 비롯 친박 의원들 축출을 놓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서청원 의원을 비롯 친박 의원들간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막말 정치인이라는 딱지가 선명한 홍대표나 아직도 단어 친박을 운운하는 의원들이나 국민들 입장에서는 싫기 매한가지인데 자웅을 겨루겠단다.실패한 박전대통령을 반면교사 삼으면 국민의 감정을 무시해서 안된다는 답이 나올텐데도 정치인들은 늘 오십보백보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ck@hanmail.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