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환승   이화여대 교수
▲ 용환승
이화여대 교수
최장 10일의 추석연휴에도 작년 28만여명의 응시자수를 기록한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올해 수험준비생들은 연휴도 잊고 공부에 전념했다는 슬픈 소식이 들린다.한참 일할 젊은 인력들이 대학입시에 재수와 3수를 하느라 정열을 소진하고,다시 또 공무원 시험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고 여겨진다.서울시 일반행정 시험경쟁율은 올해 270대 1이었다.좋은 연금제도와 양호한 근무환경을 국가가 보장해주니 당연한 선택이다.공무원 중에서도 방학이 있는 교직은 더 인기가 좋아서 전국의 교육대학,사범대학의 순위가 높으며 교원 임용시험 경쟁률도 상당하다.이러한 지경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강원도 초등교사채용이 미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도민의 한 사람으로 슬픈 일이다.강원도에 가서 교사를 하느니 차라리 안하겠다는 발상이 아닌가?또 강원도에서 교사를 하라고 양성한 강원도의 교육대학 졸업생들은 자신들의 의무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으며 교사수요를 맞추지 못한 교육행정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이 문제는 제도적 문제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과거에 지역 교대 졸업자들은 지역 교사 발령을 받도록 되어 있었는데(그래서 지역별 교육대학을 설립한 것이다) 지금은 전국의 어디나 지원가능 하도록 개방된 것이 문제이다.우리나라도 지방자치제도 시행에 맞추어 교사자격을 해당 지역으로 국한하는 지역 면허제도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물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국면허로 해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지만 일정 기간 해당 지역에서 근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또한 교사자격 뿐아니라 의사면허와 변호사 면허도 마찬가지다.지역에 분산하여 의과대학을 만들고,법학전문대학원을 만든 이유는 해당 지역에서 봉사하라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졸업 후에는 모두 수도권 중심으로 가버리면 해당 지역은 인력양성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키워서 남 주는 꼴이 되어 버린다.약사, 한의사, 변호사 등 주요 자격 면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각 지역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에 맞추어 양성한 것이 타당하다.

공공기관의 지방 강제이전도 중요하지만 지역 경제와 사회를 살리는 방안에는 이러한 제도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물론 지방의 권한을 강화해서 실질적 지방자치의 시행도 중요하다.권한의 중앙 집중도 문제지만(케이블카 설치하는 것조차 중앙에서 통제하여 지방정부는 아무 권한이 없다) 권한을 지방에 주었음에도 중앙의 처분만 따르는 것도 문제다.부동산 중개수수료는 각 지방에 권한이 부여되어 있음에도 국토건설부 지침에 따라서 전국의 지방의회는 거수기 역할만 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교육자치를 하여 교육감을 직선으로 선출하지만 지역별 차별화된 교육제도나 입시제도를 본 적이 없다.최저임금 책정 같은 것도 일본과 같이 지방의 사정에 맞게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강원도가 발전하려면 제도면에서 다른 시도에 비해서 좋은 정책을 많이 가져야 한다.그래야 기업도 유치가 되고 인구도 늘게 될 것이다.여러 가지 면에서 경쟁력을 비교분석하여 차별성 있는 제도를 유지하려면 지방의 권한이 중요하며,교사 수급과 같이 우수 인력 확보가 불가능해진다면 강원도의 학교는 더 어려워 질 것이기에 지역별 면허제도를 적극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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