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 박미자
원주환경청장
그리스 철학자 탈레스도 ‘물은 만물의 근원이며,모든 것은 물에서 시작해 물로 돌아간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물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조돼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은 어떠한가? 강원도는 소양강댐,횡성댐 등 11개의 댐을 보유하고 있으며,지하수 함량도 광역시·도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제한급수 위기를 겪고 있다.또한 도암호,인북천 인근 지역에서는 흙탕물로 인한 지역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의암호에서는 녹조가 발생하는 등 물과 관련한 여러 현안을 안고 있는 실정이다.이는 ‘청정강원’에 걸맞지 않는 다소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주요 원인으로 낮은 상수도 보급률,노후된 상수도 시설 등의 인프라 부족,개발사업·고랭지밭·축사 증가 등으로 인한 수질 악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물관리체계 측면에서 보면 하천·호소관리,상수도 등 물 관련 업무를 여러 기관에서 하다보니 종합적 물관리 계획의 수립과 집행이 어렵다는 것이 보다 근원적 이유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름다운 자연자원과 풍부한 수자원을 가진 강원도에 있어 수량과 수질을 통합한 물관리 정책의 추진은 ‘청정강원’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는 디딤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통합물관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첫째,재해로 부터 더 안전한 물환경 조성이다.환경부의 수질측정망,국토교통부의 홍수통제기능의 연계 등을 통해 홍수를 사전에 예방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고,하천을 친환경적으로 복구해 홍수 방재라는 고유 기능을 되살릴 수 있다.둘째,강을 강답게,생태네트워크를 복원할 수 있다는 점이다.그간 우리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대규모 댐·보 확충 위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그러나 이러한 이·치수 위주의 관리는 생태계 단절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통합물관리가 실현되면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하천을 조성할 수 있고 하천의 연속성을 확보해 회귀성 어류가 돌아오는 물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셋째,사각지대 없는 공평한 물복지 실현이다.현재 광역상수도는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에서,지방상수도는 환경부와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다.이에 따른 중복투자 또는 과잉투자액이 4조원에 달한다고 한다.통합물관리가 이뤄지면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방지하고 광역·지방상수도 연계 운영을 통해 효율적이고 공평한 물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넷째,참여에 기반을 둔 통합 유역거버넌스 구축이다.수질과 수량이 이원화된 물관리 체계는 유역 중심의 물관리와 주민 참여 및 협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수질에 국한된 현행 수계관리위원회를 물과 관련한 모든 문제를 논의하는 유역의사결정기구로 전환하고,주민 참여를 확대시킨다면 지속가능한 유역관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다섯째,체계적인 물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 기여다.우리나라 물산업 매출액은 2013년 35조원에서 2015년 31조원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통합물관리로 중복사업을 조정하고 역량있는 산업을 집중 발굴·육성한다면 생산,소비,재이용이 선순환하는 물산업 생태계가 조성돼 수출 및 내수시장 확대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연이 파괴되는 것은 순식간이지만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제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우리의 하천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이유다.하천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국민 모두가 통합물관리의 이점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통합물관리 실현을 위해 지혜를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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