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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왕복 ‘2시간’ 거리, 응급상황 걱정돼 아이낳기 포기

‘분만 취약지’ 산모, 악몽의 출산길
도내 6개 시·군 분만시설 전무
3곳중 1곳 분만취약지로 분류
홍천 지역 이달부터 진료 중단
내년부터 취약지 지정 우려

최유란 2017년 10월 31일 화요일
# 사례1.

임신 10주차에 들어선 주부 지은희(34·평창·가명)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한 차례 유산 경험이 있는데다 적지않은 나이에 출산을 준비하고 있지만 설상가상으로 지씨가 거주하는 평창에 분만시설이 없기 때문이다.

임신 초기 2주에 한번씩은 전문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하지만 가장 가까운 시설이 자동차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원주 소재 병원이다.더욱이 최근 입덧이 심한 탓에 운전을 할 수 없어 결국 검진 때마다 남편이 조기 퇴근해 지씨와 함께 원주의 병원을 오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씨는 “이동 시간이 길고 남편 회사에서도 눈치가 보여 신경이 많이 쓰이고 피로도도 높다”며 “그나마 지금은 검진만 받지만 응급상황이 생기거나 실제 출산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고 두렵다”고 토로했다.

#사례 2.

6개월 전 셋째를 출산한 백은정(32·인제)씨도 지역 내 분만시설이 없어 왕복 2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춘천을 오가며 아이 셋을 낳았다.백씨는 “첫째 출산 때 진통이 와서 춘천으로 급히 이동해 출산을 했던 아찔한 상황을 겪고나서는 둘째와 셋째는 예정일 전 미리 춘천에서 생활하며 유도 분만으로 낳았다”고 말했다.이어 “이곳 지인 중에는 진통이 와서 속초로 넘어가다 구급차에서 아이를 낳은 사례도 있다”며 “출산이 임박하면 진통이 주기적으로 오는데 이때 바로 병원에 갈 수 없어 두려움이 컸다”고 회상했다.

취약한 분만시설이 산모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위험을 감수하고 검진과 출산을 위해 최소 2시간을 오가야 하는 도내 시·군이 6곳에 달한다.강원대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18개 시·군 3곳 중 1곳은 분만취약지로 분류된다.분만취약지란 관내 분만율이 30% 미만이고 분만 가능한 병원으로부터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취약지 면적이 30% 이상인 시·군·구를 지칭한다.지난해 기준 전국 34개 시·군·구가 분만취약지로 꼽혔다.도내에서는 평창,정선,철원,화천,양구,인제 등 6개 시·군이 해당된다.도내 3분의 1에 해당하는 지역의 임산부가 출산을 위해 최소 왕복 2시간이 넘는 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첫째를 출산한 하주연(31·화천)씨는 “직장을 다니고 있어 임신만으로도 힘들었는데 춘천까지 병원을 오가야해서 부담이 컸고 응급 상황이 생겨 아이가 잘못될까봐 늘 두려움을 안고 살았다”며 “결혼 전에는 남편과 둘째를 계획했지만 지금은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분만취역지로 구분된 6개 시·군 외에도 횡성과 영월이 분만 준취약지,태백,삼척,홍천,고성,양양이 분만 잠재 취약지로 분류된다.특히 홍천의 경우 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분만이 가능했던 산부인과 병원이 재정적 이유로 이달부터 분만 진료를 중단하며 당장 내년부터 분만취약지 지정이 우려되고 있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홍천지역 맘카페 ‘홍천 엄마 사랑’에는 지난달부터 해당 병원의 분만 진료 가능 여부를 묻는 게시글이 수차례 올라왔으며 회원들은 ‘큰일이다’ ‘임산부들은 응급 시 어디로 가야하냐’ ‘병원을 원주로 갈지 춘천으로 갈지 고민이다’ 등의 댓글을 달며 우려를 표했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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