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회사에서 성희롱 교육을 받는데 상사가 새 옷 입은 모습을 보고 예쁘다고하면 그것이 성희롱인가하고 강사가 자신에게 묻더란다.질문의 취지가 느껴져 기분 나쁘면 성희롱이라고 모범답을 했는데 순간 자신의 상사가 떠오르더라는 것이다.평상시 그분의 그런 칭찬은 순수한 격려멘트인 것을 익히 알기에 이런 대답이 그분의 성품에 그리고 칭찬에 누가 되는 것 같아 죄송했다는 것인데 ‘여성이 그렇게 느끼면 그런것이다’라는 성범죄논리는 남성입장에서는 과하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그러나 내딸 내엄마 내아내인 여성을 성범죄로 부터 보호하는 데서는 과함이라는 말은 존재할 수 없다.

소의 무게를 근접하게 써내면 상을 주는 한 가축품평회가 있었다.정확하게 맞힌 사람은 없었다.실제 소의 무게는 1198파운드였는데 그런데 8백여명의 지원자중 무효표 13장을 제외한 사람들이 써낸 무게를 평균냈더니 1197파운드였다.우생학자 골턴은 이 사실을 보고 군중을 한 사람으로 하면 완벽한 판단력이라 칭하면서 ‘집단’의 힘을 강조했다.신영복 책 ‘담론’의 글이다.

잘못된 사안을 바로잡고 각성을 촉구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단합된 함께’이다.그 함께가 어떤 특정한 여론을 환기시킬 필요가 있을 때 SNS를 이용해 동참을 촉구하면 그 파워 또한 만만치않다.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수십년 성폭력범죄를 고발하기위해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성폭력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도 그렇다 (Me Too)라고 써달라’고 한 최근의 ‘미투(Me Too)’ 캠페인이 그 파워를 입증한다.

성범죄는 당한 여성들이 세상의 낙인이 두려워 침묵한다는 특징을 갖고 성범죄자들은 그 특징을 십분 활용한다.그러나 미투캠페인은 여성들이 성폭력이나 성추행에 당당히 맞서는 용기가 필요함을 일깨운다.세상의 시선보다 나 자신이 더 소중하다는 의미인 것이다.일부 남성들도 미투 캠페인 동참으로 ‘내가 그랬다 (I Did That)’등 자성의 해시태그 달기 운동도 벌이고 있다.하긴 성범죄 캠페인의 핵심은 여성이 아니고 남성들,그들의 반성과 다짐이다,

조미현 기획출판부 국장 mihyunck@hanmail.net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