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부쟁이마을→먹자골목→트렌드중심지
도심과 떨어진 소외 이미지 탈피
아파트 단지 건설 후 상권 발달
박물관·도서관·스포츠센터 개관
문화·교육·먹거리 등 인프라 구축

춘천 애막골

강원도의 새로운 문화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춘천 석사동 애막골의 지명에는 다양한 유래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죽은 아기들을 묻은 무덤(아총)이 즐비해서 생긴 이름이라는 설과 무덤 옆에 여막을 지어 시묘살이한 효자들이 많았던 데서 나온 명칭이라는 설도 있다.문화와 교육,젊음의 거리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는 애막골로 들어가본다.

춘천 석사동 일대를 가리키는 또 하나의 지명 애막골. 춘천시민이라면 누구나 친숙한 애막골이라는 용어가 지니는 의미는 시대와 함께 꾸준히 변화해왔다.가난해서 번듯한 집을 지을 수 없었던 사람들이 쑥부쟁이로 덮고 살았던 마을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지는 지명과 같이 먼 옛날 애막골은 도심과 떨어진 소외된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이후에는 반세기 이상 군부대가 주둔하며 삼엄하고 다소 삭막한 분위기의 지역이었다.그러던 곳이 1990년대 후반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 후에는 자연스럽게 상권이 발달하며 춘천의 대표적 ‘먹자골목’ 중 하나를 의미하는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지역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던 ‘문화’라는 수식어가 애막골 앞에 붙기 시작했다.1939년부터 애막골의 한 축을 맡아온 춘천교육대학교를 바탕으로 2002년에는 강원의 역사와 문화를 총망라하는 국립춘천박물관이 들어섰다.2011년대 강원대학교 동문이 개방되며 강원대와 애막골이 연결됐고,지난해에는 동문 부근에 강원대 미술관과 백령스포츠센터가 개관했다.그리고 지난 9월 춘천시립도서관이 이곳으로 신축·이전되며 과거 외딴 산속 마을 중 하나였던 애막골은 어느새 춘천,나아가 강원도를 대표하는 최신 트렌드의 문화·교육 인프라와 먹거리촌이 한자리에 모인 지역으로 변모했다.‘문화’를 입은 애막골에서의 하루는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단순히 먹고 거주하는 곳이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역사의 숨결을 느끼고 예술의 감동을 만끽하며 지식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그야말로 문화로 풍성한 하루가 오늘날 애막골에 있다.

▲ 북 페스티벌
▲ 북 페스티벌
변화는 진행형이다.애막골의 중심지로 자리잡은 국립춘천박물관은 오는 2019년까지 박물관 앞으로 어린이박물관,현대미술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관을 완공할 계획이다.

여기다 옛 경자대대가 위치했던 애막골 대로변 부지에는 2020년 영화관·마트 등으로 이뤄진 지상 10층 규모의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예정이다.지역을 대표하는 박물관,미술관,도서관,영화관,대학 등이 애막골에 나란히 자리하며 바야흐로 ‘애막골 문화시대’의 문이 열릴 날이 머지않았다. 최유란 cy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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