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고향 강원서 열리는 올림픽, 북한선수도 함께 했으면”
리우 무대 북 선수와 셀카로 전세계 관심
평화의벽·통합의문 동참 등 평화아이콘
전국체전·세계선수권 강원 대표 맹활약
2022년 도쿄올림픽 출전 목표 구슬땀

평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라서일까.‘한국여자기계체조 기대주’ 이은주(강원체고)는 내년 2월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1년전인 지난해 10월 이은주는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고 강원도를 평화의 성지로 만들기 위한 ‘2018 평화의 벽·통합의 문’ 건립사업에 동참하기도 했다.또 그는 스포츠인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하계올림픽,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잇따라 열리면서 동아시아가 스포츠의 중심지로 떠오르고,더불어 남과 북이 국제스포츠무대에서 하나가 되길 바라고 있다.‘평화의 아이콘’ 이은주는 지난달 24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여고부 기계체조에서 3관왕을 달성했다.개인종합(50.600),마루운동(11.975),이단평행봉(13.000)에서 정상에 올랐고 단체종합 은메달,평균대 동메달까지 나홀로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강행군 속에서 얻은 메달이라 갯수보다도 더욱 의미가 깊었다.전국체전 20일전인 지난달 4일 캐나다에서 열린 제47회 세계기계체조선수권대회를 마치자마자 대표팀에 복귀했고 강원체고에서 일주일간 짧은 훈련에도 지난해 전국체전(금1·은2)보다 월등한 실력을 뽐냈다.

이은주는 메달 뒤에는 ‘긍정의 힘’이 크다.이단평행봉이 주종목인 그는 난도와는 상관없이 자신감있게 기술을 사용,과감하게 경기에 임한다.때로는 실수할때도 있지만 실력은 날이갈수록 부쩍 늘었다.태극마크를 달고 태릉선수촌에서 성인 국가대표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됐다.새벽,오전,오후,야간 4타임으로 돌아가는 고된 훈련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훈련하다보니 어느덧 한국 여자기계체조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주자로 성장했다.이은주는 “세계선수권에 다녀온 후 바로 전국체전에 나가기에는 힘이들긴 했지만 보금자리와 같은 강원체고에서 운동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꾸준히 성적이 나와 기쁘다.성인이 돼서도 기량을 늘려 2020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이어 “당장의 목표는 강원도에 실업팀이 생기면 도내에서 선수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은퇴 후 최종목표는 국제심판 자격을 따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이은주가 지난달 24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여고부 기계체조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작은사진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북한선수와 찍은 기념사진.
▲ 이은주가 지난달 24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여고부 기계체조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작은사진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북한선수와 찍은 기념사진.
이은주가 도쿄올림픽의 꿈을 키우는 것은 어머니의 고향에서 열리는 대회여서다.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은주는 일본 야마구치시에서 자랐다.어렸을 때부터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우연히 길을 걷던 중에 누군가 철봉에 매달려 있는 포스터를 보며 기계체조선수의 꿈을 키웠다.2013년 3월 “한국에서 체조를 하면 어떠냐”는 아버지의 권유를 받아 강원체중에 입학,제2의 고향 강원도에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도쿄의 꿈’은 지난해 한발짝 더 다가섰다.리우올림픽은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고임이 출전해야 했으나 현지 적응 훈련 중 왼팔 골절상을 입으면서 이은주에게 기회가 돌아왔다.행운의 출전이다.이은주는 그 행운을 한번의 몸짓으로 기회이자 꿈을 향한 발판으로 바꿨다.

당시 북한의 기계체조 선수 홍은정과 함께 찍은 ‘셀카’ 사진 하나로 평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면서 전세계의 관심을 받았다.우연히 출전한 올림픽,떨리고 두려웠을 무대를 그는 천진난만한 미소로 극복해냈다.

이은주는 “부모님이 떨지말고 잘하라는 응원이 큰 힘이 됐다”며 “경기훈련이 끝나고 나서 북한선수와 기념으로 찍은 사진이 큰 관심을 받을 줄 몰랐다.잘한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북한과 한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는 계기가 돼 기뻤다”고 말했다.지난달 31일부터 짧은 휴가를 받아 고향을 방문중인 이은주는 일본 곳곳에 걸려있는 도쿄올림픽 홍보문구를 보며 올림픽이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하고 있다.종목은 다르지만 불과 세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소식도 마냥 기쁘다.이은주는 “종목은 다르지만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제2의 고향인 강원도에서 열린다는 것을 부쩍 느끼고 있다”며 “평창올림픽이 성공개최가 되고 북한선수들이 참여해 평화의 메시지가 전세계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호석 kimhs86@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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