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주   강원도여성가족 연구원장
▲ 서영주
강원도여성가족 연구원장
‘유리천장’은 여성이 고위직으로 상승하기까지 한계가 있는 현실을 비유적으로 가리키는 표현이다.올해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2017년 세계 성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17)에 따르면 한국은 144개국 중 118위,정치권한 부분은 90위에 그쳐 여전히 우리 사회에 유리천장이 높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대학진학률에 있어 여성은 이미 2009년 남성을 앞지르고 있으며 국가고시 등에서의 이른바 ‘여풍’은 더 이상 새삼스러운 소재가 아닐 정도로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약진 속에서도 여성들이 사회참여에서 직면하는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여성이 이미 과반수를 이루고 있는 국가직 공무원 중 고위직 여성공무원 비율은 5%에 그치고 있으며 국회에서 여성의원의 비율은 17%,광역의회의 여성의원은 14.3%에 머무른다.

사회진출에 있어 여성들의 능력이 점차 가시화 되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남성과 여성간의 불평등이 이미 다 사라졌다는 인상을 준다.그러나 다른 분야에 비해 유독 낮은 ‘의사결정 권한’에서의 여성의 위치는 여성이 사회·정치에 적극적으로 진입함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강원도의 경우에도 이러한 상황이 다르지 않아 도의회에서 여성 의석 비율은 6.8%,시·군의회의 여성 의석 비율은 22.5% 수준이다.전국과 비교하여 강원도 여성들의 정치대표성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정책 및 제도의 마련과 집행에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하고 양성의 요구와 관점을 고르게 반영하는 것을 성인지 정책이라고 한다.사회 모든 분야에서 성인지적 고려는 사회의 실질적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필수적인 요소이다.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여성의원의 비율과 여성 고위직 확대를 통해 여성의 정치대표성을 확대시키는 것이다.우리나라는 2000년부터 비례대표 여성공천 할당제를 실시해 왔으며 이를 통해 종전 3.0%에 불과했던 여성의원 의석비율이 17%까지 증가할 수 있었다.반면 여성 의석이 취약한 지역구의 경우 여성공천 할당제가 마련되어 있으나 권고사항에 머물러 할당제의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

내년은 민의의 대표자를 뽑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각 정당에서는 당헌과 당규를 손질하고 정비하여 우수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이러한 시기에 오는 9일 도내 여성계가 공동으로 마련한 ‘강원도 여성의 정치 대표성 확대방안 토론회’는 참으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이번 포럼에서는 각 정당이 함께 참여하여 ‘정당의 여성 정치대표성 확대 방안’을 발표할 것이다.정당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우수한 여성 정치 인재를 영입하고 여성들은 생활 정치를 실현하는 길을 만들어 나가는데 도전한다면 여성들을 가로막고 있는 유리천장도 조금씩 깨어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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