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결혼의 계절이다. 그러나 결혼을 기피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고 이혼율도 작년에 11%로 세계에서 최상위권에 속하고 있다.마음에 맞지 않으면 쉽게 이혼을 시도하지만,이혼숙려제 시행 후 이혼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이혼 결정이 일시적인 감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는 반증으로 볼 수 있다.이혼한 사람들 중에는 나중에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젊은 날에는 개인의 자유를 우선하게 될지라도 시일이 지나면 상호 배려와 관계유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모든 결혼식에서는 부부가 고락을 같이 하며 백년해로할 것을 친지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다짐한다.약속은 모두 중요하지만,특히 결혼서약은 개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그러나 신혼부부는 복잡하고 경황이 없는 식장에서 그 의미를 이해하거나 깊게 생각할 여유도 없고 오로지 형식적인 절차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드라마에서 보듯이 달콤하고 꿈같은 생활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만 기쁨이나 즐거움보다는 크고 작은 부담과 갈등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결혼생활의 실상이다.

부부의 갈등은 결혼 전에 상세히 알지 못했던 사소한 습성이나 사고방식의 차이 또는 양측의 가족관계에서 시작된다.부부는 서로 다른 사람이며 다른 환경에서 장기간 성장하였으니 성격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처음에 매력으로 여겼던 차이가 점차 단점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자신에게도 단점이 있음을 기억하고 서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단점보다 장점에 더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단점은 오랜 시일에 걸쳐 습관화된 것이므로 시정이 어렵다.차라리 장점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더 용이하고 바람직하다.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어느 부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김성일 ·전 강릉원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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