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실 시집 ‘누가 저쪽 물가로…’

김순실(사진) 시인의 새 시집 ‘누가 저쪽 물가로 나를 데려다 놓았는지’는 삶에 대한 고찰과 깨달음을 아름다운 시어로 담고 있다.

‘물의 주름 시나브로 펼쳐질 때/얼굴 위로 드리워지는 저녁빛 속에/내 살아온 길/어디에도 없는 길이/음영 짙은 주름으로 남았다’(시 ‘주름’ 중)

시인은 물에 불린 작은 쥐눈이콩에 확대경을 들이대 인간의 보편적 삶의 음영으로 사유를 확장해내며 시적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누구도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의 삶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긍정해내는 모습도 돋보인다.

‘병든 몸에 깃드는 새봄의 연두여/둥두렇게 물오르는,/살 오르는,/초롱마다 불 밝히며 피어나는 새싹이여’(시 ‘어떤 연가’ 중)

‘내 가슴 두 개의 꽃초롱’ 중 하나를 잃어버린 상실의 고통 속에서도 시인은 ‘새봄의 연두’를 노래하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삶에 대한 새로운 의지를 되새긴다.김 시인은 춘천교대를 졸업하고 30년간 교직생활에 종사했다.1998년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고래와 한 물에서 놀았던 영혼’ ‘숨 쉬는 계단’ 등을 펴냈다.시와소금 145쪽 1만원. 최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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